"바닷속 분위기와 풍광에 매료되죠"
[시선집중 이 사람] 한보욱 대구MBC 수중촬영 전문 카메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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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보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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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버들은 바닷가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수심이 깊은 곳을 선호해요. 수직 벽을 타고 내려가면서 보이는 산호와 각종 해양생물들. 한마디로 경이롭죠. 그 신비로운 경관은 저를 바다로 계속 끌어당기는 힘을 지녔어요.”
대구MBC 한보욱 카메라 기자는 황홀경에 빠진 듯 행복한 표정으로 바다 속 세상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에게 바다는 탐험의 무대이자, 취재의 현장이다. 어려운 취재를 해내고 있다는 자부심의 영역이기도 하다. 그는 대구MBC의 유일한 수중촬영 전문 카메라 기자다.
한 기자가 수중촬영과 인연을 맺은 것은 입사하기 전부터다. 한 기자는 1995년 스쿠버다이빙을 배웠다. 스쿠버가 좋아서가 아니었다. 기자가 되고 싶어서였다. “입사를 위해서 뭔가 해야겠다는 생각에 스쿠버다이빙을 배웠는데, 정말로 활용할 날이 올지는 몰랐어요.” 입사 이후 한동안 잊고 지냈던 물속 세상과의 만남은 불현듯 찾아왔다. 낙동강 수중 장면이 필요했다. 한 지인에게 부탁해 촬영은 무사히 마쳤지만 직접 해내지 못했다는 씁쓸함이 자리했다. 그것이 그를 카메라기자협회 수중촬영 교육장으로 이끈 계기가 됐다.
“전문적인 촬영을 위해서는 기술을 익히는 과정이 필요하거든요. 고수 다이버들인 타 지역 선후배 카메라 기자들과 어울릴 수 있다는 것도 교육의 또 다른 즐거움이었어요.” 한 기자는 지금은 그 교육과정이 없어진 것 같다며 아쉬워했다.
대구MBC에서 바다 수중촬영을 할 기회는 그리 많지 않다. 그러나 지난 2008년 ‘심층수’라는 기획을 하면서 울릉도 수중촬영을 할 수 있었다. 스쿠버다이빙 강사를 하는 친구가 가이드를 해줬다. 코끼리 바위 근처에서 진행된 촬영은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수심 30~45미터를 내려가자, 신세계가 펼쳐졌다. 또한 수달을 주제로 한 ‘신천’ 시리즈의 수중촬영 분은 홀로 진행해 기억에 남는다.
그는 “보통 수중 촬영을 했다고 하면 문어나 멍게, 해삼 등 온갖 몸에 좋은 해양생물 이름을 대며 보았느냐고 묻는 이들이 많다”며 “그보다는 물 밖 세상에서 경험하지 못한 야릇한 분위기와 풍광에 매료된다”고 말했다.
무거운 카메라, 물속 압력, 부족한 공기 등 수중촬영은 목숨을 담보로 하는 위험한 작업이다. 한 기자는 “아직까지 위험천만한 상황이 벌어진 적은 없다”면서 “경험만이 좋은 교육이라는 생각으로 굳이 촬영이 없더라도 스쿠버를 즐기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전 세계 스쿠버다이빙 포인트를 가보기 위해서 적금도 들고 있다고 말했다.
한 기자에게 수중 촬영 영역은 ‘비전’으로도 여겨진다. 앞으로 방송에서 바다 관련 프로그램이 대거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하기 때문이다.
“지구상에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바다이지만, 탐사나 개발이 가장 늦은 곳 또한 바다거든요. 필요한 순간에 위력을 발휘할 거라 믿습니다.”
바다뿐 아니라 자연재해 및 사건사고의 현장에 카메라 기자는 ‘우뚝’ 서야 한다. 그만큼 위험한 일이다. 얼마 전 KNN의 한 카메라 기자가 태풍 취재 도중 순직하기도 했다.
한 기자는 “카메라 기자는 현장의 생생한 장면을 담기 위해 위험한 상황 속에서도 어리석을 정도로 열정을 다 쏟아낸다”며 “카메라 기자로서 자부심이 있다. 좋은 장면을 위해 매 순간 노력하고 고민하는 기자로 남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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