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사, 기자 채용 방식 변화 바람
필기 줄고 면접·현장평가 늘어…경력기자 채용도 증가
기자 채용방식이 바뀌고 있다. 수습공채 위주의 채용이 주가 되던 과거에 비해 경력공채가 느는 추세다. 특히 변별력을 높이기 위해 필기시험보다 면접 및 현장실습을 강화하고 있다.
올해 공채 채용 공고 전형에 큰 변화를 준 언론사는 한겨레신문이다. 한겨레는 지난 6월 2010년도 수습기자 채용부터 전형을 개편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직접 출제하던 국어 객관식 필기시험은 타 기관과 KBS의 국어능력시험으로 대체됐다. 일반지식(교양)은 폐지했다. 한겨레는 논·작문에 지식분야에 교양을 일부 반영시킬 방침이다. 공인인증영어만 그대로 남았다.
일반지식 폐지와 관련해 한겨레 한 관계자는 “언론사들이 전반적으로 필기시험을 없애는 추세”라며 “필기시험은 변별력이 떨어진다. 성적을 잘 받은 이들의 최종 합격률이 낮은 편”이라고 말했다.
언론사들은 필기시험 문제를 직접 출제하는 방식에 대해서도 고민이 있다. 문제 질에 일관성이 없다는 안팎의 지적이 있는 것. 서울신문은 사원들이 낸 문제를 모으고 그중 괜찮은 문제를 뽑아 상식시험을 치르고 있다. 서울신문 한 관계자는 “언론사 필기시험은 합격보다 떨어뜨리기 위한 시험에 가깝다”며 “개별 출제로 이뤄져 일관성이 없고 분야도 너무 방대하다”고 밝혔다.
한겨레는 3차 현장평가를 중시한다. 1박2일 합숙 일정으로 치러지는 현장평가에서는 즉석 인터뷰 등의 시험이 예정돼 있다. 문화일보도 올해 수습 채용부터 면접을 강화했다. 면접을 보는 인원도 기존 20여 명에서 50여 명으로 크게 늘렸다. 면접에서 근처 고궁을 찾아 외국인을 만나 그 느낌을 적어보는 문제가 출제됐다. 이들 모두 자질 테스트로 필기시험과 면접이 부족하다고 여기기 때문에 벌어지는 현상이다. 조선일보의 경우 서류전형 합격자에 한해 종합교양과 논술시험을 치른다. 예전과 다른 것은 현장실무평가가 면접 전에 치러진다.
외부 시험 평가 의존도가 높아지는 데에는 비용절감 차원도 있다는 해석이다. 문제를 출제하고 채점하기까지 투여되는 시간과 비용 소모가 크다는 이야기다. 최근 수습공채를 실시한 경향신문에 1차 서류전형 응시자만 1천3백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신문도 7백~8백명에 이른다. 합숙을 폐지한 한 신문사의 경우 다시 신설해야 한다는 내부의 목소리가 있지만 비용문제로 재개가 쉽지 않은 형편이다.
경력 채용 비중이 높아지는 것도 이 같은 경향과 무관치 않다. 채용 이후 교육 과정을 통해 정식 기자로 활동하기까지 드는 기회비용이 들지 않는다는 이점도 있다.
9월 MBC를 비롯해 한겨레, 경향신문, 서울신문 등 수습기자 채용을 한 대부분의 언론사들이 경력도 함께 채용했다.
동아일보 한 기자는 “채용전형의 변화 바람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며 외국과 같이 경력기자 채용으로 변화돼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뉴미디어시대에 맞춰 디자인그래픽 분야와 사진, 콘텐츠 가공 등에 대한 감각과 사고가 가능한 인재채용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곽선미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Copyright @2004 한국기자협회.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