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예능으로 경쟁력 살아날까
후플러스·W 폐지, 주말 뉴스데스크 1시간 앞당겨…노조 "위험한 도박"
MBC가 기자와 PD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28일 시사 프로그램인 ‘후플러스’와 ‘김혜수의 W’를 폐지했다. 또 주말 ‘뉴스데스크’ 시간대를 현재 밤 9시에서 8시로 이동 편성하기로 했다. 개편안은 11월1일부터 시행된다. MBC는 “공급자 중심이 아닌 수요자 중심의 방송이 가을 개편의 핵심”이라고 밝혔다.
MBC는 후플러스와 W의 빈자리를 ‘여배우의 집사’ ‘스타오디션 위대한 탄생’ 등 이른바 돈 되는 예능 프로그램으로 채웠다. 시사 프로그램의 예능 대체로 평일 프라임 타임대 오락비율이 53%에서 57.6%로 상승했다. MBC가 돈벌이를 위해 공영성을 포기했다는 비판이 나오는 대목이다.
MBC 노조는 구성원들의 공영성 포기 우려가 현실이 됐다고 비판했다. 연보흠 노조 홍보국장은 “공영성과 경쟁력은 MBC가 창사 이래 지켜왔던 기본 목표”라며 “경영진은 공영성 강화 방침은 언급하지 않은 채 경쟁력만 이야기하고 있다. 위험한 도박에 대한 경영진의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MBC 홍보국은 “특정 형태 프로그램의 시간이 축소된 것을 가지고 공영성이 축소됐다고 비난하는 것은 정량 분석의 전형적인 오류”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W의 경우 5년간 누적 적자가 50억원으로 연간 평균 10억원에 이르는 적자를 내는 프로그램이라고 강조했다. 27일 공정방송협의회에 참석한 김재철 사장은 “곳간에서 인심난다는 말처럼 시청률부터 올리고 난 뒤에 공영성을 생각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하지만 시사와 뉴스가 예능과 드라마에 밀린 상황에 대해 구성원들의 우려는 적잖다. 특히 MBC 간판 프로그램인 뉴스데스크의 시간대 이동은 기자들에게 충격을 주고 있다. MBC 한 기자는 “한판 승부를 벼르고 있는 SBS 8시뉴스에 주말 뉴스데스크가 시청률 경쟁에서 뒤질 경우 후폭풍은 감당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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