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기영 전 MBC사장, 김칫국?
선거출마 염두 주소지 춘천 이전
이광재 지사 복귀에 입지 좁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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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기영 전 MBC 사장(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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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기영 전 MBC 사장의 춘천행을 두고 말들이 무성하다. ‘뉴스데스크’ 간판 앵커로 국민적 인지도가 높았던 엄 전 사장은 올해 초 김우룡 전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과 대립하다가 사실상 MBC 사장에서 경질됐다.
한동안 칩거에 들어갔던 그는 7·28 보궐선거에서 정치권의 집중적인 구애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출마하지 않고 보궐선거 당시 철원·화천·양구·인제와 태백·영월·평창·정선 선거구에 출마한 한나라당 후보 사무실을 방문했다.
당시 “지인으로서 단순히 친분관계 때문에 격려차 사무실을 방문했을 뿐 지원유세는 하지 않았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던 그는 지난달 18일 춘천시 후평동 한 아파트로 주민등록을 옮긴 것으로 확인됐다.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대법원 확정판결을 앞두고 있는 이광재 강원지사의 낙마에 대비한 행보라는 분석이 나오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1백만원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이 지사가 도지사직을 잃게 되는 만큼 ‘포스트 이’에 대비한 포석이라는 얘기다. 최종원 민주당 의원은 “이광재 지사가 잘못됐을 경우에 대비해 주소 이전을 했다는 것도 유쾌하지 못하다. 불쾌감을 준다”고 비판했다.
엄 전 사장의 정치적 행보에 대한 정치권의 평가는 이해관계에 따라 다르다. 한나라당보다는 민주당에서 비판 여론이 높은 것 같다. 아마도 엄 전 사장이 한나라당을 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언론계에서는 현 정권의 직·간접 압력에 물러난 엄 전 사장이 한나라당에 몸을 싣는 것에 의아하다는 반응이다. 또 언론사 사장에서 물러난 지 얼마 안 돼 정치적 행보를 하는 것을 마뜩지 않아하는 시선도 있다.
엄 전 사장의 행보는 MBC 사장을 그만두자마자 민주당 비례대표로 국회에 진출한 최문순 의원과 여러모로 비슷하다. 최 의원도 국회 진출 당시 논란이 적잖았다. 최 의원은 활발한 의정활동을 통해 일각의 우려를 불식시켰다. 엄 전 사장도 비슷한 길을 갈 수 있을까.
하지만 엄 전 사장은 출발부터가 불투명하다. 이광재 지사가 직무에 복귀했고, 대법원 판결도 결과를 장담할 수 없다. 무죄로 판명날 경우 선거가 안 치러질 수도 있다. ‘김칫국부터 마셨다’고 세인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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