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신료 2라운드 "속전속결" "여론수렴"
KBS이사회 인상안 본격 심의…여야 여론조사 입장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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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주, 대구, 대전, 서울 등에서 열린 수신료 공청회에서 수신료 인상안 타당성 등을 점검한 KBS이사회가 이달부터 인상안을 본격 심의한다. 사진은 지난달 3일 KBS 수원센터에서 열린 임시이사회. (KBS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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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등 주요 도시를 돌며 개최한 ‘TV수신료 현실화 공청회’를 마무리한 KBS이사회가 이달부터 수신료 인상안 심의에 본격 나선다.
여당 추천 이사들은 9월 중 인상안을 의결하겠다는 속내인 반면에 야당 이사들은 여론조사를 통해 수신료에 대한 국민 여론을 확인한 뒤 의결해도 늦지 않다는 입장이다.
KBS이사회는 지난달 27일 워크숍을 열고 수신료 공청회에서 나온 의견을 취합해 20여 개 항목으로 정리했다. 이사회는 지역성 강화 방안, 방만한 경영개선, 공익성 강화 방안 등을 KBS에 전달해 개선을 권고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사회는 관심이 쏠렸던 인상 폭과 인상안 의결 방안은 논의하지 못했다.
이사회 대변인인 고영신 이사(전 경향신문 상무)는 “수신료 인상액과 의결 시기는 논의를 못했다”며 “여론조사 실시를 놓고 이사들이 논쟁을 벌였다”고 말했다. 지난 7월 수신료 인상안 의결을 여야 양측이 합의해 처리하기로 했던 KBS이사회가 여론조사 실시를 놓고 고비를 맞을 것으로 전망된다.
여당 이사들은 공청회로 여론수렴 과정이 끝난 만큼 인상안 논의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여당 이사들은 이달부터 매주 금·토요일에 간담회를 열어 집중적으로 논의하자고 제안했다. 가급적이면 추석 연휴 전에 마무리하겠다는 입장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황근 이사(선문대 교수)는 “여론조사 제안이 있었지만 이젠 얼마나 올릴 것이냐를 논의할 시점이 왔다. 속도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황 이사는 KBS가 제출한 수신료 인상안이 이사회 논의 과정에서 바뀔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집행부 안에 구애받지 않고 이사회가 수정해서 통과시키면 된다”고 말했다. 인상액이 다소 높다는 세간의 지적을 수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KBS는 현행 2천5백원의 수신료를 6천5백원으로 인상하고 2TV 광고를 전면 폐지하는 방안(1안)과 4천6백원으로 인상하면서 광고 비중을 19.7%로 줄이는 방안(2안)을 제출한 상태다. 야당 추천 이사들은 여론에 대한 정확한 평가 없이 인상액을 얘기하는 것은 앞뒤가 뒤바뀐 것이라고 지적한다. 이창현 이사(국민대 교수)는 “수신료 인상 여부, 인상폭, KBS의 공정성 담보 등에 대한 국민 여론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수신료 인상에 대한 전 국민 여론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여당 이사들은 보스톤컨설팅 그룹이 지난 2월 여론조사 기관인 동서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로 충분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반해 야당 이사들은 여론조사 결과는 시기와 때에 따라 달라지는 만큼 공청회도 끝난 현 시점에서 여론조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한 야당 이사는 “여론조사를 놓고 여야 이사간 물러설 수 없는 한판 승부가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여론조사 실시를 둘러싼 여야 간 격돌로 적잖은 논란은 있겠지만 파행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수신료 인상안이 2010년 정기국회에서 처리될 수 있도록 시한을 고려해 심의, 의결하고 인상안 의결은 합의 처리하기로 여야 이사들이 합의한 상황에서 여당 이사들만의 단독 처리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황근 이사는 “방통위를 거쳐 국회로 넘어가는 시간을 감안하면 이달 안에 인상안을 의결해야 하지만 합의 처리 정신은 유효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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