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취재 도중 순직한 부산경남 민영방송 KNN 故 손명환 기자의 딸 혜빈양(18)이 지난 2007년 아버지에게 쓴 편지글이 주변의 심금을 울리고 있다.
손 기자의 딸인 혜빈양은 지난 2007년 12월 부산 KNN 공개홀에서 열린 보도국 송년회에서 ‘KNN 보도국 카메라 기자 손명환의 큰딸 혜빈이가 드리는 편지’라는 제목의 글을 낭독했다.
이 글에서 혜빈양은 “매일 저녁 8시 뉴스를 볼 때마다 항상 화면 오른쪽 맨 밑에 나오는 아빠의 이름을 보면 신기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자랑스럽다”며 “그 무거운 기계덩어리 카메라를 짊어지고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그리고 세상이 어떻게 생겼는지를 사람들에게 보여준다는 일은 참으로 힘들다는 것을 안다”고 말했다.
혜빈양은 “여름에는 무더위와 겨울에는 차가운 추위, 그리고 비바람을 맞으며 세상 사람들에게 소식을 전해야 할 때는 더더욱 마음이 아프다”며 “그렇지만 아빠가 자랑스럽다. KNN 메인뉴스에서 보도해주지 않아도, 그 누구도 인정해 주지 않아도, 세상에서 가장 자랑스러운 우리들의 아빠”라고 밝혔다.
이어 “오랫동안 집을 비우고 따갑고 차가운 강에서, 바다에서, 물속에서, 때로는 배 위에서, 위험하고 힘들게 촬영한 특집방송을 볼 때, 엄마의 소리없이 흐르는 눈물을 보면서 가슴이 메어졌다”면서 “아빠, 당신은 저에게 세상에서 가장 훌륭하신 분이다. 당신은 세상에서 가장 위대하신 분이다. 당신을 영원히 사랑한다”고 덧붙였다.
KNN 한 관계자는 “당시 중3이었던 혜빈양이 쓴 글에 보도국 식구들이 모두 큰 감동을 받았다. 카메라 기자들이 갖는 불안감과 매일 아버지가 무사히 들어오기를 바라는 가족의 심경이 고스란히 전해졌다”며 “좋은 딸을 뒀다며 손 선배를 부러워했는데 불과 3년도 못돼 이런 일이 생겨 착찹하다”고 심경을 전했다.
故 손명환 기자(45·영상취재팀)는 지난 10일 태풍 ‘뎬무’의 취재를 위해 부산 민락동 방파제 현장을 찾았다가 바다에 빠져 의식을 잃었으며, 부산 한서병원에서 치료를 받다가 11일 오전 순직했다.
다음은 혜빈양의 편지글 전문이다.
▲ 故 손명환 기자 딸 혜빈양이 2007년 쓴 편지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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