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창원MBC 통폐합 '속도전'

연내 'MBC 경남' 합병…지역사회 반대 여론 확산

MBC가 진주·창원MBC를 연내 ‘MBC 경남’으로 통합하기로 했지만 서부경남지역 주민들이 반발하는 등 후폭풍이 거세다. 진주·창원 MBC 구성원들도 사측의 일방적인 통폐합 속도전에 반대했다.

MBC 노조가 지난달 28일부터 이틀간 진주·창원MBC 노조원 1백1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내부 구성원들은 의견 수렴 없이 진행되는 밀어붙이기식 통합에 반대했다. 응답자(1백2명)의 87%는 올해 안에 통합을 마무리 짓겠다는 회사의 통합일정에 대해 ‘급하다’고 답해 사측의 통합 추진속도에 불신을 드러냈다.

통합 효과에 대해서도 구성원의 상당수가 부정적인 견해를 드러냈다. 회사가 제시하고 있는 통합 이후 시너지 효과에 대해 얼마나 신뢰하느냐는 질문에 75%가 ‘신뢰 안 한다’고 답했다. 또 양사 통합의 3대 전제조건인 연주소(독립 방송 송신 시설) 유지, 광고총량 유지, 고용보장을 통합의 충분조건으로 보는가의 질문에는 67%가 ‘부족하다’고 답했다.

노조 관계자는 “김재철 사장이 연임을 의식해 무모할 정도로 급하게 통합절차를 밟고 있다”며 “통합 타당성과 효과를 원점에서 다시 논의하고 지역민들을 설득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MBC는 지난달 22일 이사회를 열고 진주MBC와 창원MBC의 합병 결의를 승인했다. MBC는 “두 방송사의 통합을 통해 경쟁력을 높이고, 지역방송사로서의 공익적 역할을 강화하기 위해 합병을 승인했다”며 “‘MBC 경남’은 앞으로 경상남도 전역으로 취재영역을 넓히는 한편 지역방송사 매출액 1위로 올라서게 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서부경남지역 시민사회를 중심으로 통합 반대 여론이 확산되고 있어 통합까지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이 지역 출신 국회의원들인 최구식(한나라당), 김재경(한나라당), 강기갑(민주노동당) 의원 등도 최근 MBC 본사와 방송문화회진흥회 등을 항의 방문해 원점에서 재검토할 것을 요구했다.

진주MBC 지키기 서부경남연합 김영기 대표(경상대 교수)는 “통합 창원시 출범으로 경제와 문화, 정치가 창원권으로 집중되고 있는 상황에서 방송마저 대도시에 집중된다면 서부경남의 소외는 불을 보듯 뻔하다”며 “생활권도 다르고 정서적으로 이질감이 큰 양 방송사의 통합은 내부 구성원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에서도 갈등만 부추길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후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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