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위-출입기자단 '트위터' 마찰
형태근 위원, 방통위 공식발표전 트위터에 글 올려…SNS 운용 변화 필요
방송통신위원회와 출입기자단이 ‘트위터’로 마찰을 빚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정책기관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 운용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일부 방통위 출입기자들은 지난달 19일 형태근 상임위원이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아이폰4 관련 글에 대해 불만을 나타냈다. 형 위원은 이날 오전 8시 “‘우리 시장에서는 수신감도를 위해 그립을 잘 쥐어라’는 정도의 설명은 부족하다”며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 기교와 핑계로 넘겨선 (안 된다)”고 밝혔다.
이는 애플사의 스티브 잡스가 7월17일 기자회견을 열어 아이폰4의 수신결함을 인정하면서 “케이스를 감싸쥐면 수신감도가 떨어지는 ‘데스그립(Death Grip)’ 현상은 아이폰4뿐만 아니라 다른 스마트폰에서도 나타난다”며 다소 수동적인 자세를 취했던 것을 비판한 내용이다. 애플은 수신결함 문제가 처음 불거졌을 때 “쥐는 법을 바꾸라”고 대응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B온라인 매체와 C통신사는 해당 트위터를 본 뒤, 즉시 기사화해 온라인에 띄웠다. 차관급 인사가 아이폰4의 수신결함 문제를 공식 언급한 것으로 관련업계의 주목을 끄는 내용이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 글이 방통위의 입장이 나오기 전 트위터에 올랐다는 점이다. 트위터를 하지 않거나, 해당 글을 보지 못한 대다수 기자들은 이를 기사화하지 못했다. 이들은 대변인실에 “이럴 거면 기자실과 기자단이 왜 있나. 대변인 브리핑도 트위터를 통해서 하라”는 등의 불만을 토로했다.
트위터로 인한 기자단과 방통위 간 마찰은 지난 4월에도 불거졌다. 애플사의 태플릿PC 아이패드의 통관 간소화 정책 추진이 트위터를 통해 가장 먼저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
당시 방통위 기자들은 트위터 발표에 대해 대변인에게 항의를 한 데 이어 방통위의 긴급 브리핑 직후 연 자체 회의에서도 “위원들의 트위터 사용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고 하는 등 문제를 제기했다.
방통위 기자단 고성수 간사(내일신문)는 “정부 관계자들이 자연스럽게 사용하는 것을 강제할 수는 없으나 정책 결정이 아직 내려지지 않은 상황에서 미리 트위터 등을 통해 언급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트위터가 기본적으로 미디어의 성격을 띠고 있어서 이 같은 문제가 나타날 수밖에 없다”면서 “기자들도 사회적 변화를 받아들여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고 밝혔다.
방통위 이태희 대변인은 “방통위 트위터는 기자단에 먼저 브리핑을 하고 거의 동시에 트위터를 통해서 알리는 방식으로 사용되고 있다”며 “상임위원 개인이 트위터를 운용하는 데 대해 왈가왈부할 수 없으며 방통위는 의결기관이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의견을 말하더라도 대표 의견으로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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