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파업 끝나자 보복성 징계

노조 집행부 징계 착수…새 노조 "간부들 과잉충성"


   
 
  ▲ 3일 서울 여의도 KBS 신관 계단에서 열린 ‘임단협 재개 출정식 및 보복인사 규탄 결의대회’에서 KBS 새 노조 조합원들이 최근 사측이 파업 참가자들을 방송에서 배제한데 대해 규탄하고 있다. (KBS 새 노조 제공)  
 
KBS 새 노조가 사측과 공정방송위원회 설치 등에 합의하며 지난달 29일 파업을 접고 업무에 복귀했지만 사측이 파업 참가자를 방송에서 배제한 데 이어 새 노조 집행부에 대한 징계를 예고하면서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새 노조는 3일 여의도 KBS 신관 계단에서 조합원 2백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임단협 재개 출정식 및 보복인사 규탄대회’를 갖고 김윤지 아나운서 등 조합원 3명을 프로그램에서 하차시킨 것을 규탄했다. 이내규 부위원장은 “인사보복을 자행한 보도본부 간부들의 책임을 끝까지 묻겠다. 당장 책임을 묻는 것이 어렵다면, 2년이고 3년이고 지구 끝까지 쫓아가 책임을 묻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KBS는 새 노조 조합원들이 업무에 복귀한 지난달 30일 1TV ‘뉴스9’ 주말 진행자 김윤지 아나운서와 2TV ‘뉴스타임’의 이수정 기자, 1TV ‘비바 K리그’ 이재후 아나운서 등 3명을 프로그램에서 하차시켰다. 사측은 애초 TV와 라디오 전체에서 파업 참가자들을 하차시키려고 했다가 새 노조가 항의하자 김 아나운서 등 3명으로 하차 대상자를 줄인 것으로 알려졌다.

새 노조는 이정봉 보도본부장과 임창건 보도국장, 박영문 스포츠국장 등 보도본부 수뇌부가 보복 인사를 주도했다며 이들의 돌출적인 과잉 충성이 생산적 합의를 도모하려는 노사 관계를 파국으로 몰아넣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도본부 소속 조합원들은 2일 점심시간에 신관 로비에서 보복 인사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 보도본부 조합원들은 성명을 통해 “보도본부에서 한솥밥을 먹고 있는 선배들이 후배들의 등에 칼을 꽂았다는 사실에 인간적인 비애를 느낀다”며 “우리를 탄압과 보복의 대상으로만 인식하는 간부들이 있는 한 다시 투쟁의 발걸음을 내딛는 데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파업 초기부터 새 노조 파업을 ‘불법파업’이라고 규정한 KBS는 집행부에 대한 징계와 함께 일반 조합원들에게도 필요한 조치를 취할 방침임을 거듭 밝히고 있다.

한상덕 KBS 홍보주간은 “파업 참가자에게는 스스로 행동에 책임지도록 ‘무노동 무임금’을 적용하고, 파업 주동자는 법과 사규에 따라 엄벌하겠다는 게 회사 입장”이라며 “내부적으로 징계 절차에 착수했다”고 말했다.

새 노조가 업무에 복귀하자마자 KBS가 징계와 보복에 나선 것에 대해 언론시민단체는 비판 성명을 냈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은 1일 논평을 내어 “새 노조를 비롯한 내부 비판세력들을 핍박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드러냈다”며 “새 노조와의 합의문은 그저 ‘수신료 인상 추진’의 내부 걸림돌을 제거하기 위한 얄팍한 술수였다고밖에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성후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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