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이사들의 수신료 인상안 일방 상정으로 파행이 빚어졌던 KBS 이사회가 수신료 인상안 논의를 처음부터 다시 하기로 했다.
KBS 이사회(이사장 손병두) 28일 여당 추천이사 7명과 야당 추천이사 4명 등 모두 11명이 참석한 가운데 정기이사회를 열어 수신료 인상안 논의를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고, 인상안 의결은 양측이 합의해 처리하기로 했다.
또 수신료 인상안이 2010년 정기국회에서 처리될 수 있도록 시한을 고려해 심의 의결하고, 인상 폭은 KBS 사측이 제시한 1안(광고 폐지+6천500원 인상)과 2안(광고 20%+4천600원 인상)을 포함해 논의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KBS 이사회는 8월 3~4일 수원 인재개발원에서 임시이사회를 열어 집행부에게서 수신료 인상안에 대한 보고를 받은 뒤 토론을 벌이기로 했다.
이어 8월 10일 광주를 시작으로, 대구(17일), 대전(18일), 서울(24일) 등에서 공청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패널은 양측에서 각각 3명을 추천하되 진행자는 양측이 협의해 정하기로 했다.
KBS 여당 이사들은 지난달 23일 수신료 인상안을 일방 상정한 데 이어 전문가․사내의견 청취 등 인상안 심의를 단독으로 진행했다. 이에 야당 이사들은 별도의 지역공청회를 열며 반발했다.
한편 언론사유화 저지 및 미디어공공성 확대를 위한 사회행동(미디어행동)은 이날 논평을 내어 “수신료 인상안 논의와 심의․의결을 여야 추천이사의 합의하에 처리하기로 한 점은 적극적으로 평가할 수 있지만 인상 시한을 연내로 정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미디어행동은 “9~12월 정기국회에 올리겠다는 것은 8월 안에 이사회 심의․의결을 하겠다는 말인데, 한 달 만에 어떻게 설득력 있는 인상안을 합의할 수 있다는 건지 의문스럽다”며 “수신료 인상의 근거에 대한 동의를 확보하지 못한 채 인상액수의 폭을 놓고 씨름하다 물가연동제를 고려한 적정 액수를 심의․의결할 가능성이 제기된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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