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새노조 파업, 이번주 중대 고비

물밑 협상 진행…공방위 등 입장차


   
 
  ▲ 19일 여의도 KBS 신관 계단에서 열린 파업 결의대회에 참석한 조합원들이 환하게 웃고 있다.  
 
19일로 KBS 새 노조가 ‘단체협약 쟁취’와 ‘공영방송 사수’를 걸고 파업에 들어간 지 19일째가 됐다.

사측은 이날 오전 9시까지 업무에 복귀하라는 ‘3차 업무 복귀 명령’을 내렸지만,  새 노조는 오후 여의도 KBS 신관 계단에서 조합원 3백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결의대회를 가졌다.

노사 양측은 비공식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나 공정방송위원회 설치 등 핵심 쟁점을 놓고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파업 장기화는 노사 모두에게 부담스러운 측면이 적지 않은 만큼 이번 주가 파업의 중대 고비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엄경철 노조위원장은 이날 결의대회에서 “MBC가 39일간 파업을 했다. 적어도 KBS는 그 기록을 깨봐야 한다”며 “MBC 보다 강고하게 질기게 한번 싸워보자. 하루하루 즐겁게 싸우는 길이 이기고 승리하는 길”이라고 말했다.

엄 위원장은 “협상이 되고 있는지 궁금해하는 조합원들이 많다는 걸 알고 있다”며 “집행부를 믿어달라. 어떻게 결론이 나든 조합원들은 정당하고 만족스러운 느낌을 가지고 일터로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 19일 드라마국 소속 조합원들이 준비한 ‘파업 올림픽’에서 조합원들이 성화로 ‘관제방송’종이를 불태우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KBS 사측은 불법파업을 풀고 제작 현장에 복귀하라는 원칙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사측은 19일 ‘사보 특보’를 내어 “KBS본부의 장기간 불법파업으로 재난방송의 소임을 다하지 못해 국민들이 피해를 보고 있으며, 방송현장을 지키는 동료들의 업무 또한 가중되고 있다”며 “불법파업 참여자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에 따른 무노동무임금, 징계 등의 조치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상덕 KBS 홍보주간은 “제2노조가 주장하는 공방위는 사측이 수용할 사안이 아니다”며 “사태 해결의 실마리는 노조가 쥐고 있다. 불법파업을 풀기 전에는 회사의 입장 변화는 없다”고 말했다.

‘천하무적 토요일’ 등 예능 프로그램에 대체인력을 투입해 논란을 빚고 있는 KBS 사측은 기자들이 제작하는 프로그램도 외주 PD들을 동원해 제작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기자들이 반발하고 있다.

새 노조에 따르면 사측은 25일 방송되는 ‘취재파일 4321’를 외주 PD를 동원해 제작할 방침이다. 현재 ‘취재파일 4321’ 제작진 9명 가운데 6명은 새 노조 소속 조합원으로 파업에 동참하고 있다.

보도본부 조합원들은 이날 성명을 내어 “이번 조치는 단순한 불법행위를 넘어, 기자로서 넘지 말아야 할 금도를 넘어선 것”이라며 “보도본부 간부들은 지금 당장이라도 불법적 대체인력 투입을 중단하고, 마지막 남은 기자의 양심을 보여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 19일 여의도 KBS 신관과 본관 입구에 업무복귀를 촉구하는 공고문이 나붙었다. KBS 사측은 이날 업무복귀 3차 명령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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