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TV, 기존 방송산업 위협할 수도

방송·통신 융합 서비스 가능…전통적 먹이사슬 뒤집는 결과 초래

스마트TV가 기존 방송산업에 위협이 된다는 주장이 제기돼 주목된다.

한국디지털케이블연구원(KLabs)의 최근 자료에 따르면 스마트TV는 방송과 통신을 아우르는 융합형 서비스로 실시간 방송, VOD서비스는 물론 PC나 모바일에서 사용하던 SNS(사회관계망서비스)도 가능하다. 각종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로드할 수 있어 이용자가 마음대로 사용환경을 꾸밀 수도 있다. 신문이나 방송 중 ‘원하는’ 매체만 선택해 어플로 저장, 시청(구독)할 수 있는 것이다. 쉽게 말해 스마트폰이 태블릿PC를 넘어 TV까지 진출한다고 보면 된다. 화면이 큰 컴퓨터인 셈이다.

이는 2008~2009년 방송 지형을 흔들었던 IPTV나 디지털케이블TV와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IPTV나 디지털케이블TV는 이용자의 뜻과 상관없이 한번 설정된 콘텐츠는 비용을 모두 지불하고 봐야 했다. 디지털케이블TV는 7백개가 넘는 채널을 공급하고 있다. 지상파방송도 마찬가지다. 방송사업자가 정한 시간에, 지정한 콘텐츠를 봐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다. 또한 IPTV나 디지털케이블TV도 양방향서비스와 VOD서비스가 제공되긴 했지만, 응용프로그램(어플)은 소수에 국한됐다. 문자메시지서비스나 이메일 기능, 홈쇼핑 상품 구매, 노래방 등이 이에 해당된다.

반면 스마트TV는 모바일 기기에서 가능했던 은행업무와 주식거래, 문서작성, 게임 등도 가능해 활용폭이 훨씬 넓다. 해외 콘텐츠의 이용도 간편하다. 현재 구글과 삼성, 애플이 스마트TV 시장에 적극적이다.

전문가들은 스마트TV가 출시되면 같은 운영체계(OS)를 사용하는 다른 기기들과도 쉽게 연동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태블릿PC에서 작성한 문서를 스마트폰으로 수정하고, 스마트TV로 프레젠테이션하는 시대가 열리는 것이다. 애플의 경우로 살펴보면 아이폰 사용자가 아이패드와 아이TV(가칭)를 모두 구매, 애플리케이션 장터인 ‘앱스토어’를 하나의 계정으로 사용할 수 있다. 앱스토어에 등록된 정보를 이용해 맞춤형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다.

하지만 스마트TV의 출시는 플랫폼(유통업체)과 콘텐츠 제작사, 단말기 제조사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기존 방송매체에 적잖은 타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콘텐츠 제작사가 국내 지상파 방송을 거치지 않고 앱스토어를 통해 프로그램을 직접 유통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애플이 모바일광고 플랫폼(아이애드)에 진출한 것도 위협이 될 가능성이 높다. 유통업체가 아닌 단말기 제조사에 따라 광고시장이 움직일 수 있어서다. 이는 지상파방송사-케이블TV-콘텐츠 제작사(기획사)로 이어지는 ‘전통적 먹이사슬’을 뒤집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지난 6일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가 주최한 토론회에서도 이 같은 우려가 제기됐다. 명지대 최선규 교수는 “지금까지의 TV산업은 콘텐츠 제작회사와 플랫폼회사, 단말기 제조회사가 확실히 구분, 경쟁해왔으나 스마트TV는 이들의 경계를 모호하게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곽선미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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