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불분명 오보 기사로 신뢰도 멍든다

유력매체, 스티브잡스·히딩크 관련 인용 오보…트위터 등으로 심해져

출처가 불분명한 기사를 인용 보도했다가 오보로 드러나는 일이 잦아 언론의 신뢰가 떨어지고 있다.

최근 언론이 온라인에 올라온 정보를 인용, 보도했다가 망신을 당한 대표적 사례는 스티브 잡스 트위터 글과 히딩크 인터뷰다.

매일경제와 문화일보 온라인 판은 지난달 말 스티브 잡스의 트위터에 올라온 “아이폰4 리콜할 듯” 기사를 게재했다. 그러나 이는 스티브 잡스가 아닌 다른 사람이 운영하는 가짜 트위터에 게재된 것으로 오보였다. 해당 계정을 사용하는 트위터러는 소개 글에서 영문으로 “물론 이 트위터는 패러디 계정”이라고 적어놓았지만 이들 언론은 확인을 거치지 않았다. 이 기사가 온라인 홈페이지에 게재된 뒤 트위터와 각종 포털 게시판에는 기사와 기자를 비판하는 글이 쏟아졌다.

남아공 월드컵 기간 중 한국 축구를 비판한 히딩크 감독의 인터뷰도 오보 소동을 빚었다. 지난 6월17일 한국이 아르헨티나에 1대 4로 진 경기에 대해 6월20일부터 히딩크 감독이 현지 네덜란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은 축구가 아닌 야구를 했다”는 등 쓴소리를 했다는 내용이었다. 한 인터넷신문이 최초 보도했고 YTN, 조선일보 등 유력매체가 인용보도하면서 삽시간에 퍼졌다. 하지만 시사IN이 추적 보도한 결과 이는 축구동호회 회원의 거짓 제보로 빚어진 오보로 판명됐다.

이같이 유력 매체들조차 확인 취재 없이 기사를 쓰면서 게이트키핑 기능이 실종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특히 최근 정치인, 연예인 등 유명인들 사이에서 트위터 등 SNS(사회관계망서비스)의 사용이 늘면서 당사자 확인 없이 나오는 기사는 더 늘고 있는 추세다.

성동규 중앙대 교수(신문방송학)는 “매체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 경쟁이 심해지고 자극적인 기사일수록 주목을 받다보니 이러한 경향이 심해지고 있다”며 “아무리 경쟁이 치열해도 저널리즘의 최소한의 의무인 정확성을 지키려는 공감대가 있어야 생존이 가능하며 내부의 자율적인 스크린 시스템도 구비돼야 한다”고 말했다. 곽선미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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