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신료 인상 근거 국민 설득에 역부족"
KBS 수신료 공청회 "6천500원 인상 국민 거부감 느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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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S의 ‘텔레비전 방송수신료 현실화’에 관한 공청회가 14일 오후 서울 목동 방송회관에서 열렸다.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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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가 14일 수신료 공청회에서 현행 수신료 2천500원을 최대 6천500원까지 인상하는 방안을 제시했으나 다수 토론자들은 국민 정서를 감안하지 않은 과도한 인상이라고 지적했다. 또 수신료 인상에 대한 구체적 근거가 빠져 있고, 국민을 설득할 수 있는 내용이 부족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KBS는 이날 오후 2시 서울 목동 방송회관에서 열린 ‘2014년 세계 대표 공영방송 도약을 위한 TV수신료 현실화 공청회’에서 보스톤 컨설팅 그룹이 산출한 수신료 금액을 토대로 3가지 수신료 인상 방안을 밝혔다.
KBS가 공개한 인상안은 ‘수신료 4천600원-광고비중 19.7%’의 보수적 개선안, ‘수신료 5천200원-광고비중 12.3%’의 중도적 개선안, ‘수신료 6천500원-광고비중 0%’의 적극적 개선안이다.
김인규 KBS 사장은 “온 국민이 시청할 수 있는 방송을 만들어달라는 것이 국민의 뜻이며, 그렇게 하려면 시청률에 의존하지 않고 광고 의존도도 줄여야 한다”며 “KBS의 사리사욕이나 종편 지원 등 정부 정책에 부응하기 위해 수신료 인상을 추진하는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토론자로 나선 윤석민 서울대 교수는 KBS 수신료 현실화를 전제로 “KBS가 2TV 광고를 없애고 공영방송 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6천500원 안을 밀고 있지만 너무 과도해 보인다”며 “너무 많은 것을 올리려고 할 때 좌절될 수 있는 금액”이라고 지적했다.
김경환 상지대 교수도 “수신료가 6천500원이 되면 현행보다 1.8배가 인상되는데, 그런 인상폭을 국민들이 손쉽게 동의할 수 있을 지 의구심이 든다”고 거들었다.
KBS가 수신료 인상의 근거로 제시한 공청회 보고서가 부실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유홍식 중앙대 교수는 수신료 인상에 대한 국민 설득 전제 조건으로 △KBS의 정치적 독립성 △공정성과 공익성 해결 방안 △자구적 경영합리화 △미래 비전 등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이번 보고서에 그런 부분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이 없다고 밝혔다.
유 교수는 “KBS 수신료 인상 보고서는 선언적 내용이 많다. 예전에 봤던 보고서들과 별반 차이가 없다”며 “보고서 자체가 퍼센티지도 다르고 기준도 차이가 나는 등 상당하게 부실하다”고 말했다.
양문석 전 언론개혁시민연대 사무총장은 플로어에서 “KBS 정원이 보고서 페이지마다 다르다”며 “정원조차도 파악 못하고 있는 KBS가 수신료 인상을 요구할 수 있느냐. 수신료에 대한 찬반을 얘기하기 전에 기본적인 데이터부터 제출하고 논의를 시작하자”고 말했다.
보고서 내용의 부실을 제기하는 지적과 함께 KBS가 보스톤 컨설팅 그룹의 보고서를 외부에 공개되지 않은 데 대한 비판도 나왔다.
토론자로 나선 이주선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조정실장은 “수신료 산정 단가 등 컨설팅의 디테일한 부분에 대해 공개해야 한다”며 “KBS가 만든 보고서는 국민들의 관심 사항에 답변하기 전에 많은 의혹이 제기되고 논란이 증폭될 가능성이 많다”고 말했다.
지연옥 KBS 시청자본부장은 “수신료 결정은 국민의 대의기관이라고 할 수 있는 이사회가 결정한다”며 “인력감축 문제도 방송사 특성상 공적 책무 수행을 고려할 때 효율성만 따져 감축할 수 없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최철호 KBS 기획예산국장 직무대리는 “상대 방송사에 KBS의 약점이 노출될 수 있어 컨설팅안 공개 부분에 고민이 있지만 적정한 수준의 공개는 가능하다”며 “이사회에서 요구가 있으면 자료 공개를 전향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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