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언론인 학살, MBC 징계 철회 촉구"

한국기자협회 성명 발표

한국기자협회(회장 우장균)는 4일 성명을 내고 “MBC가 자행한 41명의 무더기 징계는 제2의 언론인 학살”이라며 “MBC 경영진은 즉각 징계 조치를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기자협회는 이날 성명을 통해 “MBC가 오늘 이근행 MBC 노조 본부장, 오행운 PD수첩 PD를 해고하는 등 41명을 무더기 징계했다”며 “협회는 경영진이 비이성적 조처들을 지속한다면 8천여명의 회원들과 함께 ‘대MBC 투쟁’을 벌일 것”이라고 밝혔다.

기자협회는 “6.2 지방선거 결과가 나온 지 채 이틀도 되지 않은 날에 자행된 징계에 충격을 금할 수 없다”며 “선거의 의미에 대해 누군가는 ‘선거혁명’, 누군가는 ‘민란’이라고 했다. 정부와 여당은 얼마나 더 큰 저항과 심판을 받아야 야만과 독선, 비이성과 비합리의 정치를 멈출 것인가”라고 말했다.

기자협회는 “현 정부와 여당이 정권을 잡은 뒤 언론 장악을 위해 덤벼들었던 YTN 기자들의 무더기 해직과 KBS 정연주 사장, 신태섭 이사의 불법 사퇴 압력 등 일련의 조치는 모두 법의 철퇴를 받았다”며 “지난달 합리적 문제해결을 위해 파업을 중단한 (MBC) 노조와 MBC에 필요한 것은 대화에 기반해 국민들의 뜻을 겸허하게 수용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성명서 전문이다.

<성 명 서>

MBC는 ‘제2의 언론인학살’을 당장 철회하라.

MBC가 4일 이근행 언론노조 MBC 본부장, PD수첩의 오행운 PD를 해고하는 등 41명을 무더기로 징계했다. 6.2지방선거 결과가 나온지 채 이틀도 되지 않은 날에 자행돼 충격을 금할 수 없다.
한국기자협회(회장 우장균)는 이날 MBC에서 벌어진 징계조치는 YTN 사태에 이은 ‘제2의 언론인 학살’이라고 규정한다. 나아가 우리는 MBC 김재철 사장 등 경영진이 즉각 징계조치를 철회할 것을 정중히 촉구한다.
과연 정부 여당과 MBC의 그들에게 이번 지방선거의 결과는 어떤 의미로 다가왔던 것인가.
6․2 지방선거를 놓고 누구는 ‘선거 혁명’이라고 했고, 또 누구는 ‘민란’이라고도 했다. 민심의 엄중함을 고스란히 확인시켰다. 정부 여당은 집권 이후 신문과 방송 등 이땅의 언론을 장악한 뒤 그 토대 위에서 4대강의 생명을 짓밟고 환경을 교란했다.
어디 그 뿐인가. 지방 균형발전을 위해 국민과 법으로 맺은 약속을 헌 신짝 던지듯 무시했다. 이에 항의하는 국민들의 입을 수갑과 곤봉으로 틀어막았다. 나아가 철거민,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불구덩이 속으로 밀어넣었다. 위태롭게 지켜온 한반도 평화를 부정하며 전쟁 위기를 조장했다. 2년 반 동안 일방통행식으로 밀어붙여온 것에 대한 국민들의 통렬한 심판이었다.
이러고도 민심의 선택을 받을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면 국민을 바보로 믿고 있거나, 아니면 자신들이 바보임을 만천하에 선언하는 꼴이다. 한나라당과 이명박 정부는 커다란 충격을 받았으리라. 그리고 무엇을, 어디에서부터 돌아보고 반성해야할지 혼란스러울 것이다.
어설픈 변명을 하며 의연한 척 하고 싶을 수도 있다. 곧바로 사과하거나 정책을 수정하는 게 자존심 상하고 부끄러울 수도 있을 것이다. 또한 국민이 뭐라 하든 여전히 의회 권력과 행정 권력을 쥐고 있다는 독선으로 온갖 논란 속의 정책을 강행하고픈 유혹이 들 수도 있다.
다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은 아니다. 게시판에 글을 올렸다고 해고하고, 성명서에 이름을 올렸다고 징계하는 것을 국민들이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현 정부 여당이 정권을 잡은 뒤 언론장악을 위해 덤벼들었던 YTN 기자들의 무더기 해직도, KBS 정연주 사장과 신태섭 이사의 불법 사퇴 압력 등 일련의 조치들도 모두 법의 철퇴를 받았다. 여기에서 배워야한다. 지난달 14일부터 파업을 중단하고 합리적인 문제 해결을 도모한 노조와 MBC에 필요한 것은 대화에 기반해서 국민들의 뜻에 대한 겸허하게 수용하는 것이다.
얼마나 더 큰 저항과 심판을 받아야 야만과 독선, 비이성과 비합리의 정치를 멈출 것인가. 4월 혁명부터 시작해, 5.18광주민중항쟁, 6.2지방선거까지 역사는 끊임없이 집권세력에게 국정을 어떻게 이끌어가는 지에 대한 답을 가르쳐주고 있다. 아직 늦지 않았다.
MBC 김재철사장 등 경영진은 즉각 재심을 열어 모든 비상식과 비이성의 조치들을 거둬주기 바란다.
한국기자협회는 MBC경영진이 비이성적 조치들을 지속한다면 기자협회 8천여명의 회원들과 함께 ‘대MBC 투쟁’을 끝까지 벌일 것임을 천명한다.

2010년 6월4일

한국기자협회
곽선미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배너

많이 읽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