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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인규 KBS 사장이 최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아시아 미디어 서밋 2010’에서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KBS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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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종편사업자 선정 맞물려 기획개편설
KBS 새노조 “2TV 광고 종편에 몰아주기” 김인규 KBS 사장이 26억원을 들인 경영 컨설팅을 토대로 조직 개편과 수신료 인상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취임 6개월에 접어든 김 사장은 KBS 조직을 대폭 바꾸고 이를 토대로 30년 숙원인 수신료 인상을 현실화한다는 복안이다.
하지만 조직 개편에 대한 제작 현장의 저항이 거세고, 수신료 인상 또한 녹록지 않다. 특히 수신료의 경우 공영성을 높이는 차원이 아니라 연말 사업자 선정이 예정된 종합편성채널에 광고를 몰아주기 위한 인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추적60분’ 보도본부 이관KBS는 ‘6본부 3센터’ 체제 조직을 ‘5본부 3센터’로 바꾸는 안을 뼈대로 한 KBS 조직개편안을 확정했다. KBS는 이 개편안이 4일 KBS 이사회에서 심의·의결되면 곧바로 본부장·국장급 인사 등을 단행한 뒤 조직개편을 시행한다.
개편안을 보면 편성본부와 TV제작본부, 라디오제작본부 등 3개 본부가 콘텐츠본부로 통합되고, ‘추적 60분’ ‘심야토론’ 등 시사프로그램이 보도본부로 이관된다. 정책기획센터와 경영본부 일부 부서를 모아서 사장 직속의 전략기획본부를 만들고 시청자센터를 시청자본부로 승격했다.
사장 직속 편성실로 축소 개편됐던 편성본부는 편성의 독립성을 침해한다는 이사회와 노조의 지적이 잇따르자 편성센터로 확대 수정됐다. KBS 이사인 김영호 언론개혁시민연대 대표는 “상당수 이사들은 편성실을 사장 직속으로 두면 편성의 자유와 독립이 크게 훼손된다고 우려했다”고 말했다.
시사프로그램이 보도본부로 이관되는 데 대해서도 반발이 거세다. ‘추적60분’을 거쳐 간 KBS PD 71명은 지난달 31일 연명으로 성명을 내 “PD저널리즘은 기자들이 제작한 시사 프로와 함께 한국 방송 저널리즘을 이끌어간 양대 축이었다”며 “PD저널리즘의 역사를 부정하고 이 역할을 거세하겠다는 ‘추적60분’의 보도본부 이관은 우리들을 절망케 하고 분노를 금할 수 없게 만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KBS는 조직 운영의 효율성 차원에서 국-팀 구조인 직제를 국-부-팀 구조로 변경한다. 이 경우 국장 4~5자리와 부장 10여 개 자리가 늘고, 선임팀원이 팀장으로 보직간부가 되면서 본사 기준으로 보직간부만 4백30여 명에 달한다. 최성원 KBS 노조 공정방송실장은 “이번 개편안은 정권이 임명한 낙하산 사장이 모든 것을 총괄하는 철학도, 비전도 없는 조직개편안”이라고 비판했다.
“9월 국회 승인 목표 로드맵”김인규 사장은 지난달 3일 열린 5월 직원조회에서 “이제는 30년 숙제에 마침표를 찍을 때가 됐다”고 밝혔다. 수신료 인상 추진을 예고하는 발언이었다. 그는 “수신료를 위한 기반이 어느 정도 조성됐다”며 “조만간 컨설팅 결과와 그동안 사내에서 준비한 인상안을 검토해 수신료 현실화 작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보스톤 컨설팅 그룹은 현행 2천5백원의 수신료를 5천2백원에서 많게는 6천4백원까지 인상하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광고비율의 경우 완전 폐지에서 20% 유지하는 선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광고를 완전 폐지하면 6천4백원, 20%를 유지하면 5천2백원 인상하는 방안이다.
KBS는 오는 14일 수신료 인상 공청회를 열어 수신료 인상안과 광고비율을 공개할 방침이다. KBS 노조 관계자는 “경영진은 이달 말 이사회 심의·의결을 끝내고 7월 중 방송통신위원회를 거쳐 9월 국회 승인을 목표로 수신료 인상 로드맵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수신료 인상을 요구하기 전에 공영방송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는 것이 먼저라는 국민들의 보편적인 정서는 수신료 인상의 강력한 반대 세력이다. 언론시민단체들은 KBS 수신료 인상이 종편 신규 사업자에게 KBS 광고를 몰아주는 방향으로 변질되고 있다고 비판한다.
언론노조 KBS본부 관계자는 “김인규 사장의 조직개편이 MB정권이 추진하려고 하는 ‘2TV 광고전면 폐지 및 수신료 6천5백원으로 대폭인상’ 추진을 위한 기획개편안이라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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