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9’ 5월17~30일 톱뉴스 보도 분석공영방송인 KBS가 6·2 지방선거를 앞두고 천안함 사태 등 안보 쟁점을 지나치게 부각해 보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보가 5월17일부터 2주간 KBS ‘뉴스9’ 보도를 분석한 결과, 천안함 관련 보도가 한 차례도 빠지지 않고 톱뉴스로 배치됐다. 반면 같은 기간 MBC와 SBS는 각각 5꼭지, 2꼭지를 지방선거 등 다른 사안을 톱뉴스로 내보냈다.
이 기간 진상 조사 결과 발표와 이명박 대통령 대국민 담화, 미·중·일 등 한반도 주변 국가들의 긴박한 움직임 등과 맞물려 천안함 사태가 여러 이슈를 생산한다고 해도 지방선거 등을 감안하면 KBS의 보도 행태는 지나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KBS는 유럽발 악재에 한반도 긴장관계까지 겹치면서 코스피 지수가 1천6백선이 무너지고, 환율이 급등하는 등 금융시장이 크게 흔들렸던 5월25일 ‘‘북한은 주적’ 개념 6년 만에 부활’ 뉴스를 톱으로 배치했다.
환율 폭등·코스피 급락 뉴스는 17번째 꼭지로 보도했다. 이에 반해 MBC는 국내 증시 급락 소식을 톱뉴스로 내보냈고, 관련 기사도 연달아 2꼭지 더 보도했다.
또 6·2 지방선거와 관련해 KBS 등 방송 3사가 실시한 공동여론조사 결과도 ‘뉴스9’에서는 천안함 등 안보 의제에 뒤로 밀렸다. MBC와 SBS는 5월17일과 5월27일 여론조사 결과를 톱뉴스로 보도했지만 KBS는 4번째, 11번째에 각각 배치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천안함 사태와 관련해 대국민 담화가 있었던 5월24일 톱뉴스는 31초짜리 담화 영상이었다. KBS는 “북한은 상응하는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는 이 대통령의 말을 천안함 인양, 대통령의 유족 위로, 장례식 장면 등과 함께 내보냈다.
하루 전인 5월23일에는 대통령 담화 발표 예고 뉴스를 톱뉴스로 보도하기도 했다. 같은 날 MBC는 ‘수도권, 여당 우세…경남 초접전’ 소식을 톱으로 다뤘고, 담화 관련 뉴스는 4번째 꼭지에 배치했다.
김유진 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처장은 “KBS가 천안함 사태를 계기로 의도적인 북풍몰이에 나서면서 선거 이슈가 다 덮였다”고 말했다. 성재호 언론노조 KBS본부 공정방송위원회 간사는 “천안함이 이슈화된 것이 분명하지만 국민의 대표를 뽑는 지방선거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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