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살이 보탬되는 기자·소설가 되고 싶어"
[시선집중 이 사람] 인천일보 조혁신 기자, 7월 두 번째 소설집 출간
“멀티플레이적인 삶은 힘들지만 제가 앞으로 하는 일들과 작품활동에 커다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인천일보 조혁신 기자는 현재 노조위원장, 소설가 등 ‘1인 3역’을 맡고 있다. 그는 바쁜 와중에도 7,8월 중 두 번째 소설집을 내놓을 예정이다.
조 기자는 “소설가나 기자, 노조위원장이라는 특수한 직업이나 거창한 직함을 가진 인간 이전에 단지 차별과 소외, 불평등이 고착화돼 도저히 희망의 출구라곤 찾아볼 수 없는 대한민국이라는 경계에 갇혀 살고 있는 4천만 여 인구 중 한 명일 뿐”이라며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하지만 그 역시 글이 기사나 작품으로 탄생되기까지 산고의 아픔은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조 기자는 “기자라는 직업은 매시·매분·매초 촉각을 곤두세우고 수십 장의 원고를 써야 하기 때문에 집에 돌아가면 진이 다 빠져버린다”며 “그래서 펜을 잡거나 책장을 넘길 때 도살장에 끌려가는 소의 심정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글이란 것은 어려움 속에서 건져 오르는 결과물이기 때문에 결국 기자 일을 하든, 무엇을 하든 간에 내게는 두터운 자양분으로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과정을 거쳐 그는 2007년 ‘부처산 똥8번지’ ‘사노라면’ ‘호황기’ ‘구만길 씨의 하루’ ‘똥막대 한 자루’ ‘뒤집기 한판’ 등 6편을 실은 ‘뒤집기 한판’이란 첫 소설 창작집을 내놓았다. 이 창작 소설집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서 뽑은 ‘2007년 2분기 우수도서’로 선정됐고 지난해 인천문화재단이 선정한 ‘2009 인천우수도서’ 중 하나로 뽑혔다.
조 기자는 “우리 시대 다른 작가들이 다루는 거대 담론과 예술지상주의가 아닌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에서 삶의 고통과 회한, 희망 등을 쉬운 언어로 표현했기 때문에 차별성이 있었던 것 같다”며 “지금도 ‘뒤집기 한판’에 대해 남다른 애착을 지니고 있고 앞으로 이보다 더 좋은 작품을 쓸 수 있을까 하는 두려운 생각도 든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이 소설의 배경은 그가 아내와 함께 1990년대 후반 인천 송림동 산동네에서 살았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산동네 사람들의 이야기다.
하지만 그에게 이처럼 ‘1인 다역’의 삶은 기자나 작가로서 숙명일지도 모르다. 조 기자는 대학 졸업 이후 노동단체, 공사장 인부, 목수, 잡지사 운영 등 다양한 경험을 가졌지만 이조차 평범한 삶의 일부분일 뿐이라고 치부했다.
조 기자는 “노조 일을 하면서 작품을 쓰지 못하다 보니 소설가로서 내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회의감에 빠질 수밖에 없었고 취재현장에서 멀어져 있다 보니 기자로서의 정체성도 흔들릴 수밖에 없었다”면서 “그러나 세상살이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 재미를 줄 수 있는 그런 기자로, 그리고 작가로 계속 남아 있고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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