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선거일 '호국콘서트' 논란
"보수 성향 드러낸 명칭 낯 뜨겁다"
"6월이라 '호국' 사용, 문제 되나"
한국일보(사장 이종승)가 2일 세종문화회관에서 ‘호국콘서트’를 개최, 논란이 일고 있다.
한국일보는 창간 56주년 및 호국보훈의 달을 기념해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오후 3시와 7시 콘서트를 연다. 이 콘서트는 현대건설 힐스테이트의 후원으로 개최되며 올해로 4회째 열리는 행사다.
논란이 되는 부분은 ‘호국콘서트’라고 붙은 콘서트의 제목이다. 공교롭게도 2일 6·2지방 선거일에 열리는 데다가 이전까지는 사용하지 않았던 ‘호국’이라는 표현을 사용했기 때문이다.
애초 신춘음악회로 기획된 이 콘서트는 2007년 3월31일 처음 개최될 당시 ‘봄의 속삭임’이라고 이름 붙은 이후 지난해 4월29일 연 3회째 행사까지 같은 이름으로 개최됐다. 하지만 올해는 ‘호국콘서트’로 바뀐 것이다.
한국일보 한 관계자는 “신춘음악회라 3~4월 행사를 개최했는데 올해는 그 기간 내에 세종문화회관 대관이 가능한 날이 없었다”며 “부득이 6월로 옮기면서 콘서트 명도 바뀌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호국’이라는 표현이 적절했는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한 기자는 “지금까지 봄의 속삭임으로 열던 행사를 호국콘서트로 바꾼 게 낯 뜨겁다”며 “보수적 성향을 짙게 드러내는 제목을 창간 56주년 행사에 붙일 필요가 있었나”라고 말했다.
다른 기자는 “6월 호국보훈의 달에 개최해 호국이라는 표현을 쓴 것 같다”며 “잘못은 아니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한국일보는 후원사인 힐스테이트 측, 대관장소인 세종문화회관 측과 협의 끝에 이 제목으로 바꾸었다는 주장이다.
협의 과정에서 다른 후보 이름도 논의됐지만 이 명칭으로 결정됐다는 것. 이를 두고 세 곳이 정부 눈치를 본 게 아니냐는 곱지 않은 시선도 있다.
이에 대해 세종문화회관 측은 “한국일보가 대관 신청을 할 당시에 섭외가 마무리되지 않았고 대관심사위원회에서 이 때문에 예비자 승인을 했었다”며 “다행히 6월에 취소된 날이 있어 그날로 잡았을 뿐 다른 이유는 없다”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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