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다큐 'KBS 스페셜'의 몰락

2개월간 경영진 지시 주문형 아이템 13편 제작
담당PD 15명 실명 성명 "정권 도구 이용 말라"


   
 
   
 
KBS 간판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인 ‘KBS 스페셜’이 사장 등 간부들이 지시한 ‘주문형 아이템’으로 얼룩지고 있다. 담당 PD들은 24일 “‘KBS 스페셜’을 정권의 도구로 이용하지 말라”는 연명 성명을 냈다.

교양제작국과 기획제작국 ‘KBS스페셜’ PD 15명은 이날 “2월부터 지금까지 개별 PD의 의지와 무관하게 상부의 지시로 KBS 스페셜로 방송됐거나 KBS스페셜 PD가 제작에 참여한 프로그램이 13편이나 된다”고 밝혔다.

PD들에 따르면 최근 2개월간 ‘KBS 스페셜’ 13편 중 9편이 정치적 구설수에 올랐다. 천안함 관련 5편, 세종시 관련한 ‘도시의 탄생’편(2.7), 이명박 대통령 연설과 관련된 ‘4·19세대’ 3편 등이다.

특히 4월17·18일 연이틀 방송된 ‘KBS 스페셜 4·19혁명 50주년 특별기획 2부작-4·19세대의 증언’은 지난해 기획을 했으나 진전이 없다가 이명박 대통령이 4·19세대의 민주화 업적을 강조한 이후 경영진이 제작을 지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스페셜 PD가 제작에 동원된 천안함 프로그램만 5번이나 방송됐다. ‘천안함 침몰, 국민의 마음을 모읍시다’(4.3), ‘천안함 침몰, 9일간의 기록’(4.4), ‘천안함 모금방송’(4.24), ‘특별기획 천안함 사건 이후, 앞으로 과제는’(5.22), ‘긴장의 서해, NLL을 생각한다’(5.23) 등이다.

PD들은 “사장, 부사장, 제작본부장이 스페셜PD이고, 실제 PD는 정해진 아이템에 따라 촬영하고 편집만 하는 VJ, 편집요원에 불과하다는 자조가 나온다”며 “PD들을 정권의 도구나 정치적 야욕의 수단으로 이용하려는 경영진의 시도를 거부한다”고 밝혔다.

한편 ‘추적60분’ PD 일동은 “추적 60분의 보도본부로 이관하는 어떤 시도도 거부한다”며 “경영진이 무리하게 이관을 강행할 경우 발생하는 일에 대한 모든 책임은 김인규 사장과 경영진에 있음을 분명히 밝힌다”는 기명 성명을 냈다.  김성후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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