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입학 사정관제 한국 편법에 뚫렸다
제235회 이달의 기자상 전문보도부문/코리아타임스 강신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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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리아타임스 강신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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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갖 편법을 동원해 미국 대학으로 진학한 학생들에 대한 취재가 한창이던 때에 SAT 문제 유출 사건이 터졌다. 그런데 일부 언론에 보도된 미국 대학들의 반응은 마치 부정입학하려는 학생을 잡아내는 도사라도 있는 듯 태연했다.
과연 우리나라 정부와 대학들이 표방하는 선진(?) 입시제도인 입학사정관제의 원조국다운 태도였다.
최대한 취재원을 보호하면서 한국학생들이 유학원에서 만들어준 갖가지 서류를 이용, 미 대학에 진학하는 실태를 그려냈다. 그리고 해당 대학들에 이런 편법에 대한 대책과 의견을 물었다. 한 명문 대학은 문제의 학생이 적발되면 ‘퇴학조치도 불사할 것’이라는 말만하고 더 이상 취재에 응하지 않았다.
하지만 유학을 포기하고 한국으로 돌아오는 학생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은 미국 대학이 우리와는 달리, 입학제도에 크게 연연하지 않아도 되는 이유를 설명해 주었다. 미국 대학에는 부정 입학생을 찾아내는 점쟁이는 없었지만, 적어도 부적격 학생을 졸업시키지 않는 엄격한 학사관리제도가 있었다.
명문대를 졸업해서 인정받는 것이 아니라 입학했다는 이유만으로 평가를 받는 한국 사회에서는 당연히 입시 과열 현상이 나타나고 사교육비가 높을 수밖에 없다. 그런데도 비싼 등록금을 받는 대학들은 우수인재 양성이라는 본연의 책무보다는 학생들의 취업을 돕는다는 명분으로 A학점을 남발하고 있다.
빌 클린턴이 1992년 대통령 선거에서 한 말, “바보야, 문제는 경제야”라는 말이 생각난다. 아직도 훌륭한 대학 입학 제도를 통해 한국 교육을 선진화시키자고 외치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말은 이것일 것이다. “바보야, 문제는 졸업제도야!”
이번이 4번째 수상이다. 매번 상을 받으면서 전문보도 부문으로 상을 받아도 되는 것인가 하는 생각을 했었다. 그러나 영자지 기자이기 때문에 해외 기관들과 얽혀 있는 우리의 문제를 더 심층적으로 접근할 수 있다는 사실을 체득한 후로는 ‘전문’이라는 타이틀이 어색하지만은 않다. 이번 취재를 물심양면으로 지원해준 우리 사회부원들에게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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