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일 전체 조합원 총회에서 재신임을 받은 MBC 노조 집행부가 구호를 외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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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노조가 파업을 중단하고 업무에 복귀한 14일, 노사 양측은 사태 수습에 주력하고 있지만 미묘한 긴장 관계를 보였다. 김재철 사장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노사 관계를 재정립하겠다”고 밝혔고, 이근행 노조위원장은 “총파업투쟁은 현장투쟁으로 일시적으로 전환됐을 뿐”이라고 말했다.
김재철 사장은 이날 오전 사내 인트라넷에 올린 ‘사원 여러분께 드리는 글’에서 “이번 불법 파업은 노사 모두에게 깊은 상처와 함께 적지 않은 교훈을 남겼다”며 “경영진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법과 사규, 건전한 상식을 바탕으로 노사관계를 새롭게 재정립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김 사장은 이어 “일부 임원들이 물러난 작년 12월부터 MBC는 안팎으로 혼란과 갈등이 적지 않았다”며 “이제는 암울했던 대립의 터널에서 벗어나 국민을 바라보고 방송을 할 수 있도록 내부를 수습하고 경쟁력을 재건해야 하겠다”고 밝혔다.
김 사장은 노조와 대화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그는 “노동조합은 법적으로 회사의 협상 상대자”라며 “합법적이라면 언제든지 충분히 대화하고 의견을 존중하겠다. 곧 대화가 재개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근행 노조위원장은 이날 사내 인트라넷에 ‘다시 길에서’라는 글을 올려 “40여 일간의 총파업 투쟁은 우리 조직의 건강성을 다시 확인시켰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러면서 “김재철, 황희만, 전영배. 이들을 몰아내지 않고서 MBC는 결코 바로 설 수 없다. 노조는 그들이 우리의 자랑스러운 일터, 공영방송 MBC를 떠나는 날까지 끊임없이 싸워 나갈 것”이라며 투쟁 의지를 재확인했다.
이 위원장은 “총파업 투쟁은 일시적으로 현장 투쟁으로 전환되었을 뿐”이라며 “언제라도 필요한 때가 되면 거리로 광장으로 나가 김재철 일당을 몰아내고 공영방송 MBC 장악기도를 분쇄하는 투쟁을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이어 “현장투쟁은 공영방송 MBC사수의 또 다른 길이며, 더욱 힘든 길이기도 하다”며 “강고한 현장투쟁이야말로 근본적으로 공영방송 MBC를 지키는 길이라고 확신한다. 뉴스와 프로그램이 시청자의 신뢰와 사랑을 받을 때만이, 국민들은 어떤 형식이든 우리의 투쟁을 지지하고, 우리를 지켜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12일 총사퇴를 선언했던 이근행 위원장 등 노조 집행부는 13일 총회에서 재신임을 받아 사퇴 결정을 철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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