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재완 수석(뉴시스) | ||
KBS ‘뉴스9’가 박재완 청와대 국정기획수석을 비판하는 기사를 누락시킨 파문의 후폭풍이 거세다. KBS 기자협회(회장 김진우)가 기자 총회를 열어 난상토론을 벌인 데 이어 해당 기사를 작성한 김정환 기자와 함께 2001년에 입사한 기자 24명이 연명으로 성명을 냈다.
KBS 공채 27기 기자 24명은 13일 오후 KBS 사내통신망인 코비스에 올린 글에서 “이번 사태는 KBS 저널리즘을 무참히 짓밟은 폭거이자 권력 앞에 비굴하게 무릎 꿇은 부끄러운 사건”이라고 밝혔다.
기자들은 “청와대 핵심 인물을 비판하는 9시 뉴스 아이템을 정당한 이유 없이 야만적으로 불방시킨 전대미문의 사태가 벌어졌는데 그 누구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며 “본부장도 입을 다물고 보도국장도 입을 다물었다”고 지적했다.
기자들은 이어 “박재완이라는 이름 석 자를 삭제하지 않으면 9시 뉴스에 리포트를 낼 수 없다고 이화섭 국장이 선포하는 순간 KBS 기자들은 저널리스트로서 지닌 마지막 자존심을 거세당한 것이나 다름없다”며 “이화섭 국장은 보도본부 구성원들의 명예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힌 과오를 시인하고 즉각 사퇴하라”고 요구했다.
앞서 KBS 기자협회는 12일 총회를 열고 기사 누락 사태에 대해 논의했다. 일선 기자 150여명이 참석한 이 자리에는 이정봉 보도본부장, 임창건 보도국장, 이화섭 보도제작국장도 자리를 함께했다.
이날 탐사보도팀 기자들과 이 국장은 누락 원인 등을 놓고 공방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KBS 한 기자는 “이 국장은 ‘고발대상 가이드라인을 충족시키지 않았다’는 등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며 “보도본부 내부는 담당 국장이 합리적 설명 없이 독단으로 기사를 뺀 것은 용인하기 어렵다는 분위기가 강하다”고 말했다.
김진우 기자협회장은 “총회 속기록을 분석해 누구 말이 맞는지 따져본 뒤 운영위원회를 벌여 책임질 사안이 있으면 책임을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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