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노조 집행부 총사퇴 계기가 됐던 파업 중단 여부가 노조원 투표로 가려지게 됐다.
이근행 위원장 등 노조 집행부가 12일 총사퇴를 선언한 가운데 서울 여의도 MBC 1층 D공개홀에서 진행된 조합원 총회에서 노조원들은 13일 오전 10시 조합원 투표를 통해 총파업 중단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한 참석자는 “3시간이 넘는 격론 끝에 파업 지속 여부를 투표로 결정키로 했다”며 “과반수가 넘으면 개표를 종료하고 그 결과에 따르기로 했다”고 말했다.
집행부 사퇴로 공석이 된 노조는 보도부문 양동암 기자 등 부위원장 직무대행 5명이 임시로 꾸려나가기로 했다. 이근행 노조위원장은 ‘사퇴 번복은 없으며 새 집행부 구성에 협조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MBC 한 기자는 “총회 이틀째부터 집행부의 진정성을 의심하는 발언들이 나오면서 집행부가 지도력을 발휘할 수 없는 상황에 빠졌다”며 “조합원들이 파업 중단을 반대해서 사퇴한 것이 아니라 일련의 상황에 대해 집행부가 책임을 지고 사퇴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보흠 노조 홍보국장은 “3일째 이러한 현상이 계속되고, 집행부가 판단을 잘못했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은 단순히 눌러서 끌고 갈 수 있는 임계점을 넘은 것”이라며 “이 싸움은 오래갈 싸움이기에 새 노조 집행부를 꾸리는 것이 맞지 않나 판단했다”고 말했다.
연 국장은 “지금 노조 집행부가 총파업을 계속 이어가달라는 의견이 있지만 이런 상황에서 총파업을 끌고 가는 것은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5일 총파업에 돌입했던 MBC노조는 파업 37일 만인 10일 ‘총파업을 일시적으로 중단하고 현장투쟁으로 전환하자’는 안건을 의결했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이뤄진 파업 중단 결정에 노조원들이 반발하면서 조합원 총회가 사흘 연속 열리는 등 진통을 겪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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