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관제방송' 전락하나

박재완 청와대 수석 비판보도 누락
'선거방송' 여당 편들기 논란 자초

KBS가 ‘9시뉴스’에서 박재완 청와대 국정기획수석을 비판하는 보도를 빼는가 하면 수도권 광역단체장 후보 초청 토론회에서 ‘여당 편들기’ 논란을 자초하는 등 스스로 공신력을 실추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 4일 ‘9시뉴스’ 최종 큐시트에 포함됐던 김정환 기자의 ‘교수 출신 공직자 35% 논문 이중게재 의혹’ 리포트가 누락됐다. 이 기사는 같은 날 ‘시사기획 10’에서 방영된 ‘학자와 논문 2부: 공직의 무게’를 요약한 것으로, 현병철 국가인권위원장과 박재완 청와대 수석 등 고위공직자의 논문을 분석해 이중게재 등 연구윤리 위반사례를 추적했다.

담당 국장은 “당초 제작진이 설정한 고발대상 가이드라인을 충족시키지 않아 불방시켰다”고 해명했지만 해당 기자들은 이례적으로 성명을 내고 담당 국장의 공개 사과와 재발 방지 약속 등을 요구했다.

탐사보도팀 기자들은 7일 성명을 내어 “해당 리포트가 불방되는 과정에서 담당 국장은 유독 박재완 수석에 대한 내용만 집중적으로 문제제기하며 삭제를 지시했다”며 “충분한 검증을 거쳤고 반론까지 확인한 상황에서 특정 내용을 빼라고 하는 것은 기사의 생명인 공정성과 객관성, 형평성을 스스로 저버리라고 강요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11일 KBS가 추진했다가 무산된 서울과 경기도, 인천 등 수도권 광역단체장 후보 초청 토론회는 “현직 단체장인 여당 후보에게 발언시간을 더 많이 주고, 토론 주제가 편파적이었다”며 민주당 등 야당이 반발하면서 공정성 문제에 직면했다.

언론노조 KBS본부(위원장 엄경철)는 10일 성명에서 “한나라당 소속인 현역 단체장에게 더 많은 발언시간을 주며 토론을 현역 단체장 중심으로 진행하기로 한 것은 그 어떤 야당도 납득할 수 없는 형식이었다”고 지적했다. 

2010유권자희망연대와 4대강저지범대위, 풀뿌리무상급식국민연대 등 언론·시민단체도 같은 날 오전 KBS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KBS가 ‘오세훈 서울시장 재선’에 발벗고 나선 듯하다”고 비판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KBS는 11일 한나라당 오세훈 후보, 민주당 한명숙 후보, 자유선진당 지상욱 후보, 민주노동당 이상규 후보 등 4명의 후보 측 대표와 합동회의를 열어 서울시장 후보초청 KBS토론을 17일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김성후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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