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일 서울 여의도 MBC 1층 D공개홀에서 비공개로 열린 노조 조합원 총회에서 한 참석자가 발언을 하고 있다. | ||
이근행 위원장 등 노조 집행부가 총회 초반 노조 입장을 설명한 뒤 퇴장한 가운데 박성제 전 노조위원장 사회로 진행된 이날 총회는 전날과 마찬가지 양상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참석자는 “집행부 결정에 따르자는 쪽과 파업을 중단해서는 안 된다는 쪽으로 팽팽히 맞섰다”고 말했다.
하지만 어떤 식으로든 분열은 안 되며 집행부 중심으로 단결해야 한다는 데 모든 노조원들이 동의했다. 이근행 위원장이 총회 막판 단상에 올라 “파업을 일시 중단하고 현장 투쟁으로 잠시 전환하겠다는 노조의 결정을 믿어달라”는 말에 참석자들은 박수로 화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MBC 차장급 한 기자는 “파업 일시 중단에 대해 의견이 완벽하게 모아지지는 않았지만 그런 쪽으로 가닥이 잡혀 가고 있다”면서 “12일 총회는 구체적 현장투쟁 방향을 논의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파업 중단 결정 여부와 관계없이 연이틀 진행된 MBC 노조 조합원 총회는 토론 문화의 진수를 만들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0일 총회 전 과정을 지켜본 최상재 언론노조 위원장은 “MBC 노조의 힘을 확인하는 자리였다”고 말했다.
앞서 MBC 노조는 10일 비상대책위원회를 열어 ‘총파업을 일시적으로 중단하고 현장투쟁으로 전환하자’는 안건을 찬반투표에 부쳐 찬성 26명, 반대 9명, 기권 1명으로 파업중단을 결정했다. 지난달 5일 엄기영 전 사장 사퇴 당시 인사파동의 당사자였던 황희만 전 보도본부장의 부사장 임명에 반발해 노조가 파업에 돌입한 지 37일 만이다.
연보흠 노조 홍보국장은 “사내적으로 김재철 사장을 고립시켰고 파업 과정에서 공정방송 사수 의지를 각성시킨 성과를 거뒀지만 김 사장의 인사권자인 정권을 압박할 만한 상황을 만들어내지 못했다”며 “현장에 복귀해서 장기적인 싸움을 하기로 투쟁방향을 바꾸기로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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