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5년 동아일보 자유언론수호투쟁사건으로 해직될 때까지 20년 동안 신문 편집에 열정을 다한 권도홍 전 동아일보 편집부장이 자신의 이야기를 책으로 펴냈다.
그의 책 ‘날씨 좋은 날에 불던 바람’은 곳곳에 기자에 대한 애정과 자부심으로 가득하다. 담담한 외형에서 풍기는 책의 이미지와 달리 글자 하나하나에 ‘공’이 들어가 있다. 다양한 에피소드와 열정적인 글 솜씨 덕분에 ‘읽는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삶 속 한 장면을 눈앞에서 보는 착각과 동시에 기자의 삶은 바로 이런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자리하게 된다.
권 전 부장은 1955년 부산일보에서 기자를 시작했다. 그 뒤 국제신문과 한국일보, 민국일보, 동아일보, 조선일보를 거쳤다. 서슬 퍼런 시절, 그러나 권력의 제5부로 그 어느 때보다 권력을 마음껏 휘두를 수 있었던 언론 종사자였음에도 불구하고 기자정신을 지키려 애썼던 그에 대해 일종의 경외심마저 들게 한다.
‘날씨 좋은…’은 모두 4부로 구성돼 있다. 1부는 밤바다, 2부는 홀로 가는 배, 3부 폭풍경보, 4부 지상에서 살다 간 별무리로 기자로의 입성과 편집기자로서의 삶, 위기 등을 담아냈다. 그는 후기에서 책에 대해 “불이익을 무릅쓰고 믿는 바대로 걸어간 한 편집기자의 시간이요, 궤적”이라고 적었다. -나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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