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와 사랑에 빠진 두 여기자
[시선집중 이 사람] 전남매일 최진화 차장·광주일보 김여울 기자
|
|
|
|
|
▲ 야구와 사랑에 빠진 두 여기자가 김종국 기아타이거즈 2군 플레잉코치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최진화 전남매일 차장, 김종국 코치, 김여울 광주일보 기자. (최진화 전남매일 차장 제공) |
|
|
기아 타이거즈 출입 3년…블로그 소통에 팬 선물공세지난달 30일 오후 광주 무등경기장 야구장. 기아타이거즈 2군과 상무 경기 시작을 앞두고 몇몇 선수들이 운동장에서 몸을 풀고 있다. 그 사이로 낯익은 사람이 눈에 들어온다. 김종국 선수다. 기아타이거즈에서 내야수로 활약했다가 얼마 전 2군 플레잉코치로 임명된 김종국.
이날 코치 데뷔전을 치른 그를 졸졸 따라다니는 기자들이 있었다. 전남매일 체육부 최진화 차장과 광주일보 체육부 김여울 기자. 두 사람 모두 쉬는 금요일이었지만 경기장을 찾았다. 따로 취재 지시를 받은 것도, 빅게임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그냥 야구가 좋아서….” 다른 이유는 없다.
두 사람은 2008년 시즌부터 기아타이거즈를 출입하고 있다. 횟수로 3년째, 모르는 선수가 없고 표정만 봐도 코치진의 기분상태를 척척 알 정도가 됐다. 최고참 이종범은 편한 자리에서 최 차장을 ‘가시네야!’라고 부르고 최희섭은 지난 겨울 미야자키 전지훈련 기간 둘에게만 생맥주를 샀다.
홈경기가 있는 날이면 휴일, 밤낮을 마다하지 않고 경기장을 찾고, 경기 시작 서너 시간 전에 모습을 드러내 선수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본다. 이런 열성적인 취재는 경기 시작할 때 어슬렁거리는 여느 기자와 다른 모습으로 각인돼 있다. 기아 선수들이 두 사람을 스스럼없이 한식구로 대하는 까닭이다.
기아 팬들도 예외는 아니다. 팬들은 ‘최희섭 티셔츠’나 ‘이종범 티셔츠’를 선물로 보냈고, 자체 제작한 열쇠고리를 기아 선수단에 전달하면서 두 사람 몫은 따로 챙겼다. 지난 3월에는 수제 초콜릿 한 상자씩이 회사로 배달됐다. 올해 초 김 기자가 교통사고를 당해 병원에 입원한 적이 있었는데 한 아줌마 팬이 호박죽을 끓여 병문안 오겠다고 연락을 해올 정도.
최 차장은 네이버에 ‘타이거스 스토리’(blog.naver.com/hellojiny), 김 기자는 ‘컴백(blog.naver.com/adore13)이라는 블로그를 각각 운영하고 있다. 기사에 다 담지 못한 내용을 풀어쓰거나 취재 중 에피소드 등을 블로그에 올리고 있다. 팬들은 신문기사에서 접하지 못한 선수단 뒷이야기 등 자질구레한 소식을 반가워하고 재미있어 한다. 팬들의 선물공세가 시작된 것도 블로그가 알려지면서다.
두 사람은 블로그 포스트에 달리는 댓글이나 쪽지, 메일을 통해 팬들과 소통하면서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전국에 있는 기아 팬들이 블로그에서 기아 소식을 접하고, 동시에 블로그에 링크시킨 신문사 홈페이지에도 들른다.
선수들도 두 사람의 블로그에 각별한 관심을 보내고 있다. 기아 팬들에게 ‘새끼호랑이’로 통하는 안치홍은 김여울 기자에게 ‘여자친구가 없다는 점을 블로그에 올려 달라’고 ‘민원’을 넣기도 했다.
최진화 차장은 “대부분 기아 팬인 광주·전남은 기아 성적에 따라 희비가 엇갈린다”며 “기아 성적이 저조한 요즘 회사에 앉아 있으면 뒤통수가 가렵다. 기아가 5월에는 상승세를 탔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어린 시절부터 야구장에서 살다시피 했다는 김여울 기자는 “야구는 경우의 수가 많고 변화무쌍하며 복잡한 경기다. 그래서 매력적”이라며 “좋아하는 야구를 현장에서 볼 수 있어 참 좋다. 앞으로 야구 전문기자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성후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Copyright @2004 한국기자협회.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