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 한달, MBC 희망을 말하다
자발적 동조단식…기자·PD들도 "사장 퇴진"
사측 강경대응 재확인…MB정부 '수수방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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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근행 노조위원장의 단식에 동조하는 MBC 구성원들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지난달 22일 입사 13~20년차 사원 24명을 시작으로 동조단식은 3일부터 1995년, 96년, 2004년에 입사한 사원들이 단식에 합류했다. (MBC 노조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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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노조가 파업에 돌입한 지 4일로 한 달이 됐지만 ‘MBC호’는 컴컴한 터널에 있다. 김재철 사장 등 경영진은 MBC 구성원의 외침에 귀를 닫아버렸고, 이명박 정부는 공영방송의 파업사태를 수수방관하고 있다.
이근행 노조위원장은 9일째 곡기를 끊었고, 노조원들의 동조단식은 차장급에서 1995년, 96년, 2004년에 입사한 사원들로 확산되고 있다. 회사로부터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를 당한 노조 집행부 13명은 6일까지 경찰에 출석하라는 소환장을 받았다.
MBC 안팎에서는 이번 파업 사태가 MBC 역사상 가장 길었다는 1992년 ‘52일 파업’을 넘어설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현 단계에서 사태를 해결할 접점을 찾기가 어려운 데다 지방선거가 한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MBC 파업은 밀려날 수밖에 없어서다.
MBC 차장급 한 기자는 “청와대는 MBC 파업이 지방선거 이전에 끝나는 것을 우려하고 있고, 김 사장 또한 시간이 걸리더라도 이번 기회에 노조를 와해시키겠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며 “MBC를 장악하려는 세력의 치밀하고도 교활한 작전이 본격화됐다”고 말했다.
파업이 길어질수록 파업 참여 인원은 늘어나고 있다. 노조에 따르면 지난 5일 5백7명이었던 파업 참여 인원은 하루에 6백30~6백40명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문제는 시간이다. 한 달을 넘어서면서 ‘무노동 무임금’이 노조원들을 압박하기 시작했다. 밖으로 드러나지 않지만 그런 징후들이 나타나고 있다.
그럼에도 파업 대오는 굳건하다. 김재철 사장의 잦은 말 바꾸기와 돌출 행보는 김 사장에게 걸었던 일말의 기대를 접게 만들었고 노조원들에게 파업의 정당성을 각인시켰다. 노조원뿐 아니라 비노조원, 중간간부들까지 그에게 등을 돌린 상황이다. 김 사장이 MBC 사장으로서 ‘사망선고’를 받았다는 얘기가 나오는 것도 이런 까닭이다.
이런 가운데 기자와 PD들이 자발적으로 집단행동에 나섰다. 신경민 선임기자 등 보도부문 사원 252명이 3일 연명으로 김재철 사장과 황희만 부사장의 퇴진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한 데 이어 PD 141명은 4일 오후 긴급 PD총회를 열고 성명을 채택하기로 결의했다. PD협회는 추가로 기명 서명을 받아 6일쯤 성명을 발표할 예정이다.
황희만 부사장 임명 철회와 김우룡 전 이사장 고소를 요구했던 기자회와 PD협회 등 직능단체들이 김 사장 퇴진으로 선회한 것은 각별한 의미를 지닌다.
한편 전국언론노조는 MBC사수시민행동 등과 함께 6일 오후 3시 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공영방송 MBC 사수를 외치다’라는 주제로 문화제를 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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