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연합, 'VIP 메모' 왜 게재 안했나

한국 이종재 편집국장 "알아보기 힘들어"
연합 박노황 편집국장 "흐릿해서 내지못해"


   
 
  ▲ 노컷뉴스가 지난 5일 보도한 'VIP 메모' 사진. 김태영 국방장관이 2일 국회 본회의 긴급현안 질의 과정에 'VIP께서 외교안보수석을 통해 답변이 '어뢰' 쪽으로 기우는 것 같은 감을 느꼈다고 하면서..'라는 글이 적힌 메모를 보고 있다.  
 
CBS 노컷뉴스가 최근 단독 보도한 ‘VIP 메모’ 사진을 연합뉴스와 한국일보에서도 찍었으나, 보도를 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CBS는 지난 5일 김태영 국방장관이 국회 본회의 긴급현안 질의 당시 보고 있던 A4 크기의 백색 용지에 적힌 메모를 찍어 단독 보도 했다. 메모에는 “VIP께서 외교안보수석(국방비서관)을 통해 답변이 ‘어뢰’ 쪽으로 기우는 것 같은 감을 느꼈다고 하면서(기자들도 그런 식으로 기사를 쓰고 있다고 합니다)” 등의 내용이 적혀 있었다.

2일 오후 김 장관이 받아들고 있던 이 메모를 찍을 당시현장에는 CBS 노컷뉴스 외에도 한국일보와 연합뉴스, 인터넷신문 기자가 있었으며 관련 사진을 함께 찍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CBS 노컷뉴스만 5일 사진을 내보냈다. CBS 측은 보도 시점까지 3일이 걸린 데 대해 “사진의 중요성을 파악하기 힘들었고 내용 해독에 시간이 걸렸다”고 밝혔다.

하지만 한국일보와 연합뉴스는 해당 사진을 보도하지 않았다.

한국일보 측은 해상도를 이유로 들었다. 한국 최 모 사진부장은 “메모는 찍었다”면서도 “테이블에 깔린 채로 나와서 내용이 잘 보이지 않았다. 추측해서 쓸 수는 없지 않냐”고 해명했다. 사진을 찍은 담당 기자는 “회사로 문의를 하라”며 답변을 피했다.

반면 한국 다른 사진 기자는 “해상도가 CBS에 비해 좋지 않았던 것은 맞다”면서도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 보도할 수 있을 정도였는데 (편집)국장이 킬시킨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또한 한국은 온라인사이트 ‘한국아이닷컴’에서는 노컷뉴스 보도가 나가고 난 즉시, ‘천안함 건져봐야 알 수 있다고 해라-MB메모 논란’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이 사안을 자세히 다뤘지만 사진은 게재하지 않았다.

다음날인 6일 한국은 오프라인 6면(정치)에 ‘국방장관에 ‘VIP’ 메모 전달…靑 “국방비서관의 의견일 뿐”’이라는 기사를 게재했으나 청와대의 해명만을 단신으로 처리했다.

이에 대해 한국일보 이종재 편집국장은 “메모는 내용이 생명인데 VIP라는 글자도 자세히 보지 않으면 알아보기 힘들 정도였다”며 “노컷뉴스 자료를 활용한다는 건 사진기자의 자존심 문제”라고 말했다.

오프라인에서 자세히 보도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이 국장은 “뉴스매체가 할 일은 온·오프의 연계를 통한 보도”라며 “온라인에서 충분히 다뤘기 때문에 오프라인에서는 청와대 이야기를 주로 들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측은 사진이 흔들려서 쓸 수 없었다고 밝혔다. 연합 박 모 사진부장은 “메모를 찍기는 찍었지만 흔들려서 내용 판독이 어려웠다”고 말했다. 국회 1진 사진기자는 “나중에 (담당 기자에게) 노컷 사진도 흔들린 것인데 나갔는데 왜 우린 나가지 못했나”라고 물었고 “(내용) 판독이 어려워서 내지 못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연합은 후속 기사에서도 노컷뉴스의 보도 내용을 거의 다루지 않았으며 청와대와 김태영 국방장관의 입장을 주로 전한 기사만 두 꼭지 내보냈다. 기사는 각각 5일 오후 4시52분 보도된 ‘靑 “국방장관 전달메모 대통령 지시 아니다”’와 7일 오후 5시14분 보도된 ‘金 국방, ‘대통령 메모’ 해명’이다.

연합뉴스 박노황 편집국장은 “사진 발행은 전적으로 사진부장이 알아서 한다. 흐릿해서 내기 힘들었다고 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메모를 따로 다루지 않은 것은) 청와대 출입기자가 크게 볼 사안이 아니라고 했기 때문”이라면서 “다만 노컷 보도를 거의 언급하지 않고 청와대 해명 위주로 후속 기사를 쓴 것은 오후 늦게 확인해서 바꿀 수 없었으나, 해당 기자에게 지적은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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