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방송 사업자 선정 그 후]

언론사 채널확보 물밑 경쟁 돌입

위성방송이 올해 10월 본방송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위성방송채널사용사업에 참여하려는 언론사들의 물밑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대부분 언론사들은 한국통신을 주축으로 하는 한국디지틀위성방송(KDB) 컨소시엄에 지분참여를 한 데 이어 채널사용사업에도 진출할 계획을 세우고 각 분야의 사업성을 검토하는 한편 PP설립을 위한 구체적인 준비작업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희망분야가 스포츠, 연예, 오락, 어린이 등 인기 분야에 몰려 있어 KDB가 3월 중 정식으로 법인 설립 절차를 끝내고 채널 편성에 들어갈 경우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가장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곳은 무엇보다 많은 컨텐츠를 확보하고 있는 지상파 방송사.

현재 게임, 드라마, 스포츠 등 3개 채널을 준비중인 MBC의 경우 위성방송 채널사용사업과 관련 MBC미디어(가칭)와 MBC스포츠(가칭) 등 2개의 자회사를 설립키로 하는 등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MBC는 이와 관련 윤건호 홍보심의국 위원과 곽성문 스포츠국장을 각각 MBC미디어와 MBC스포츠 사장으로 내정하고 3월초까지 법인을 설립할 계획이다. MBC스포츠는 스포츠채널을 맡게되며, MBC미디어는 게임 및 드라마 채널의 운영과 함께 MBC가 운영하게 될 각 채널의 송출 및 제작시설, 영업을 총괄하게 된다.

MBC는 이를 위해 지난 12월말 미국의 스포츠전문 케이블채널인 ESPN스타TV와 중계권 계약을 맺은 데 이어 제일제당과 드라마넷을 인수하기 위한 협상을 벌이고 있다. MBC스포츠에는 ESPN스타TV 외에도 스포츠서울이 지분 참여를 하고 있다.

KBS는 한민족네트워크, 월드뉴스, 스포츠, 드라마, 자연(환경), 어린이 등 6개 채널을 준비중에 있다.

한민족네트워크와 월드뉴스 채널의 경우 국가 기관방송으로서 위성방송의 공영성 확보차원에서 KDB 컨소시엄과 사전에 합의된 것이며, 스포츠와 드라마의 경우 수익성이 높다는 이유로 적극적인 사업 추진을 하고 있다.

반면 나머지 채널은 수익성 담보가 어려워 유보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KBS는 이와 관련 지난달 KDB본방송참여추진위원회를 구성, 산하에 MPP설립추진단과 월드뉴스추진단을 가동하고 있다.

이미 종합스포츠, 축구, 골프 등 3개 스포츠채널을 갖고 있는 SBS의 경우는 이들 채널을 어떻게 위성방송에서 활용할 것인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한편 퀴즈와 연예·오락 등 2개의 신규채널을추가로 검토하고 있다.

특히 지상파 3사 모두가 가장 수익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스포츠채널을 희망하고 있어 이를 둘러싼 경쟁이 어느 분야보다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이미 스포츠채널 설립 준비를 마친 MBC의 경우 컨텐츠 확보를 위해 지난해 타방송사와의 합의를 깨면서까지 무리하게 MLBI와 박찬호 경기에 대한 독점 중계권을 따내는 등 많은 투자를 해놓은 상태여서 사활을 걸고 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KBS도 프로야구 등 국내 스포츠경기에 대한 중계권 계약을 맺는 등 스포츠채널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한편 이미 케이블 TV의 3개 스포츠채널을 선점하고 있는 SBS의 경우 타 방송사에 비해 유리한 입장에 있다며 다소 느긋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신문사 가운데는 중앙일보가 자회사인 중앙방송을 통해 위성채널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 중앙방송은 기존의 Q채널 외에 2개 채널을 추가로 검토하고 있다. 분야는 당초 KDB에 만화, 육아 등 4개 채널을 신청했으나 아직 최종 확정하지는 않은 상태다.

또 한국일보가 일간스포츠 컨텐츠를 활용해 연예, 오락 중심의 채널 1∼2개를 운영할 계획을 세우고 있으며, 스포츠서울이 올해 초 새사업추진단을 발족하고 연예·스포츠채널과 바둑 채널 등 2개 채널을 준비중에 있다.

이외에 한겨레가 홈쇼핑 및 공공분야(시민채널) 등 2개 채널을 희망하고 있으며, 한국경제신문이 국내경제 채널을 추진 중에 있다. 또 NTV 1, 2를 운영하고 있는 넥스트미디어그룹이 기존 채널 외에 추가로 파이낸셜뉴스채널(경제뉴스)과 국제금융정보서비스 채널 등 2개 채널을 추진중이며, CBS도 최근 뉴미디어국을 신설하고 기독교 채널을 추진 중에 있다.

한편 DSM을 주축으로 하는 KSB 컨소시엄에 참여했다가 KDB가 사업자로 선정되는 바람에 중앙 언론사 가운데 거의 유일하게 KDB컨소시엄에서 빠진 동아일보는 채널사용사업자로 참여하는 것과 관련해서는 현재 외부에 컨설팅을 의뢰해 사업 타당성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신문사들의 위성방송 채널사업 진출에 대해 일부에서는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위성방송이 아직 자리를 잡지 못한 상황에서 향후 몇 년간 적자가 예상되는 사업에 무리한 투자를 할 필요가 있느냐는 것이다. 때문에 위성방송 2개 채널을 준비하고 있는 스포츠서울의 경우 노조가 사업 진출을 반대하고 나서기도 했다. 특히 케이블 TV출범 당시 대규모로 사옥을 짓고 지상파방송을 흉내내던 방식으로는 케이블의 전철을 밟을 수밖에 없어 초경량 제작운용시스템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한편 KDB컨소시엄에 참여한 언론사는 KBS(10%), MBC(6%), SBS(3.2%) 등 지상파 TV3가 20%가량의 지분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스포츠서울,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국일보, 한겨레, 경향신문, 넥스트미디어, 매일경제, 한국경제, 문화일보, 연합뉴스 등이 0.5%∼1%의 지분을 갖고 있다. 박미영의 전체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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