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 이젠 바로잡자

제234회 이달의 기자상 지역취재보도부문/대전CBS 신석우 기자


   
 
  ▲ 대전CBS 신석우 기자  
 
방학 중 상납을 안했다고 개학 첫 날 중학교 1학년 남학생이 집단 폭행을 당했다는 소식을 접했다.
‘나도 학교 다닐 때 때리고 맞고 했는데, 새삼스럽게...’라는 게 처음 들었던 생각이다. 보도 뒤 다른 언론사들의 관심이 뜨거운 것을 보면서도 이 같은 생각은 크게 바뀌지 않았다.

가해 학생들을 만났다. “왜 때렸니? 돈은 빼앗아서 뭘 했니?” 돌아온 답변에서 문제의 심각성을 깨달았다.

“돈 받아서 형들한테 상납해야 되는데 걔가 돈을 못 주겠다고 해서 때렸어요. 돈 받아서 우리가 써 본 적 한 번도 없어요. 우리 용돈도 줄곧 상납해왔고 결국 우린 돈만으로 안돼서 다른 아이들 돈을 걷어 준 거예요.”

경찰 수사 결과 상납 고리는 몇 단계에 걸쳐 복잡하게 얽혀 있었다. 맞은 아이도, 또 때린 아이도 피해자인 셈이다.

취재 도중 또 다른 제보가 하나 들어왔다. 이번에는 중학교 2학년 여학생이 같은 반 친구들에게 5시간 동안 끌려 다니며 폭행을 당했다는 것.

피해 학생과 구타당했던 대전 둔산의 한 주차장을 찾았다. 맞을 때 기분이 어땠느냐는 질문에 “내가 왜 이렇게 살아야 하나”라며 한숨을 내쉬는 아이. 눈물이 핑 돌았다.

지난 1년여 동안 폭행을 당해왔다고 말한다. 오래 전부터 문제점으로 지적돼 왔고 누구나 알고 있는 학교폭력 문제였지만 그 속내를 알고 보니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우선 아이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었다. 지인의 소개로 오선미 한 예술치료교육 연구소장(원광대 예술치료학과 교수)과 박희래·소세명 치료사들을 만났고 이들은 아이들의 상담 치료를 맡아줬다.

취재과정에서 흘려들었던 해당 학교 선생님들의 말도 생각났다. “다른 학교에도 다 있는 일인데…” 찾아간 학교, 만난 교사 대부분이 같은 말을 했다. 학교 폭력의 문제는 학생들의 문제이기도 했지만 교사, 어른들의 문제였다. 교사들의 마음속엔 아이들이 없었다. 안타까웠다.

이번 기사로 많은 것이 바뀌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어찌 보면 오히려 진부한 주제일 뿐이다. 하지만 이번 기사에 이어 터져 나온 ‘알몸 졸업식’ 등으로 학교 폭력을 바라보는 어른들의 시선이 많이 바뀌지는 않았을까.

마지막으로 피해학생은 물론 가해학생들에 대해서도 상담을 실시하고 문제점을 짚어준 오선미 교수와 박희래·소세명 치료사에게 감사의 뜻을 전한다. 대전CBS 신석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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