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 업]전만길 대한매일 신임 사장

"빠른 시일내 소유구조 개편 이루겠다"

전만길 대한매일 신임 사장은 2일 취임식에서 “소유구조 개편을 최대한 빠른 시일내에 달성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소유구조 개편에 대해 강한 의지를 보였다. 노조가 주총을 봉쇄했던 것도 정부가 ‘사장 선임에 앞서 정부가 소유구조 개편에 대한 확약을 하라’는 요구를 묵살했기 때문이다. 이렇듯 소유구조 개편 문제는 신임 사장에게나 사원들에게 주요 현안으로 자리하고 있다. 이에 대한 전 사장의 견해 및 경영타개책, 지면 개입 논란 등에 대해 들어보았다.



-노조의 주총 봉쇄로 어렵게 사장에 임명됐는데 2주를 보낸 소감은.

“취임사에서 약속한 소유구조 개편과 경영정상화를 위해 여러 가지 준비를 하고 내부 조직을 추스리는 데 바빴다.”

-노조가 소유구조 개편을 촉구하고 있고 사장도 취임사에서 소유구조 개편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소유구조 개편이 과연 얼마나 절실한 문제인가.

“단순히 지금의 소유구조를 유지하면 회사가 어렵고 소유구조를 개편하면 회사가 살 수 있다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우리 내부에선 소유구조 개편이 생존 전략상 불가피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소유구조를 개편해 우리사주조합을 최대주주로 하고 노사가 생존을 위한 고통을 감내해야만 대한매일이 살 수 있다.”

-7일 김대중 대통령과의 조찬 회동에서는 대한매일의 소유구조 문제에 대한 김대통령의 언급이 있었나. 김 대통령이 “관련자들이 좋은 방안에 대해 잘 논의하길 바란다”는 요지의 발언을 했다고 들었는데.

“언론사에 신임 사장이 오면 의례적으로 하는 조찬이었다. 대통령께서 그런 언급을 했지만 구체적인 지시를 내린 것은 없었다. 소유구조 문제에 대해서 원론적인 얘기를 하는 정도였다.”

-회사와 대주주, 문광부 간 소유구조 개편 논의는 얼마나 진전됐나.

“이전까지는 소유구조 문제 논의가 단발적이고 비공식적으로 이루어졌다. 그러나 지난달 임시 주총 전에 김한길 문광부 장관이 법령에 합치한 단일안을 가져오면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고, 회사에서 대주주인 재경부 KBS 포철, 주무부처인 문광부 실무자들과 접촉하고 있다.

재경부가 국유재산을 감자하는 것에 대해 난색을 표하고 있어 회사발전위원회 안(지난해 10월 노사 합의에 의해 만든 안으로 무상 감자 후 유상증자를 통해 정부의 지분을 낮추고 우리사주조합을 최대주주로 하자는 소유구조개편안)으로는대주주를 설득하는 것이 어렵다. 그래서 회사에서 회발위안과 새로운 두 가지안을 포함해 총 세 가지안을 제시했고, 재경부와 문광부가 그 중 한가지 안에 대해서 검토해 볼 만하다고 입장을 표명했다. 물론 그 안에 대해서는 사내 협의한 사항이 아니라는 단서를 붙였다.”

-새로운 안의 소유구조 개편 방법은 어떤 것인가.

“지금 노조에도 통보하지 않았고, 구체적으로 말하기는 곤란하다. 대략적으로 말하자면 재경부가 감자에 난색을 표했기 때문에 감자 없이 증자만으로 재경부의 지분을 낮추고 우리사주조합이 최대주주가 되는 방안이다. 감자가 없는 대신 사원들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증자 폭을 적게 잡았다.”

-회발위안은 노사 합의에 의해 만들어진 것인데 무효화되는 것인가.

“회발위안을 무시하고 원점에서 시작해야 하지만 그 안을 만들었던 것이 무의미하지는 않다. 그만큼 노하우도 쌓였다. 당시 회발위안을 만들 때는 재경부 의사를 충분히 묻지 않고 대한매일 내부에서 이 정도면 괜찮은 안이라고 판단해서 만든 것이다. 그런데 재경부가 감자에 대해 난색을 표하고 있다. 새로운 안에 대해서는 재경부가 얘기해 볼 만하다고 했다. 새 안에 대해서 노조와 협의를 해야 한다.”

-회발위안에 따르면 감자를 하더라도 우리사주제를 위해 사원 1인당 평균 3200만원을 부담해야 한다. 감자없이 증자만 한다면 주식 매입에 따른 사원들의 부담이 크지 않은가.

“사원들에게는 월급과 보너스의 일부분을 주식으로 지급하는 식으로 부담을 줄일 계획이다. 사원들은 퇴직할 때 주식을 팔고 그 액수만큼 현금으로 받아가면 된다. 사원들 부담은 더 커지겠지만 국가 재산을 감자하는 부분에 대해 재경부에 설득하기 쉽고, 정부 돈을 사원들이 헐값에 사간다는 외부의 특혜 논란의 소지도 적다.”

-초판 마감후 사장이 주재하고 편집국장, 주필 등이 참석하는 리뷰회의를 제안했다가 편집권 침해라는 사내 반발로 그만두었다. 발행인이 지면 제작에 참여하는 것 어떻게 생각하나.

“마감시간에 쫓기다보면 초판이 러프하게 만들어진다. 타지하고 비교하자는 것이 아니다. 어차피 우리는 지면도 적고 특화된 독자층을 가진 신문이다. 순수한 의도로 초판 제작 후에 잘못된 부분을 얘기하는 자리를 가지려 했다.

발행인이 인쇄나 하고 돈버는 일을 하는 것은 아니다. 지면은 제작팀의 총화인데 60%정도 밖에 발휘가 안 되는 것같다. 80% 이상으로 끌어올려야 한다. 그 일환으로 리뷰회의를 주재했다. 그런데 직선제 편집국장의 입장도 있고 (발행인의 편집권 침해라는) 불필요한 오해도 생겨서 리뷰회의에 참석하지 않기로 했다.”

-적자 극복을 위한 경영타개책은.

“수익성 높은 사업을 하고 조직을 슬림화 해야 한다. 광고, 신문 판매로 수익을 많이 내야겠지만 구조조정도 해야 한다. 감원도 불가피하다. 또 재무구조 개선이 중요하다. 증자 계획도 그 일환이다. 현재 적자의 70%가 금융비용이다. 부채를 줄이는 방안으로 스포츠서울 주식 매각도 계획하고 있다.”

-취임사에서 사람을 키우고 존중하는 경영을 강조했는데.

“우수한 인재들이 입사를 하지만 입사 후에 자기 계발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적다. 어려운 때일수록 투자해야 사원들의 긍지를 높일 수 있다. 매출의 0.5%인 연 5억 정도를 사원 재교육에 투자할 계획이다. 사내 교육 프로그램 가동, 연구소 위탁교육, 전문가 초빙 강연, 지난해 도입한 안식년제를 활용한 연수 등을 실무자들이 검토 중이며 하반기부터 시행하려 한다.”

-감사로 3년여간 대한매일에 재직하면서 지켜본 대한매일의 장단점은.

“대한매일의 장점은 상당히 다듬어진 회사라는 것이다. 틀이 정형화되어 있고 전기, 윤전, 전산, 방재 등 인프라 구축이 잘 돼있어 하드웨어 측면에서 뛰어나다. 반면 소프트웨어는 취약하다. 대한매일은 소유구조의 한계 때문에 정권이 바뀌면 임원이 바뀌어 중장기 계획이 없다. 잠깐 머물다 갈 사람이라는 인식 때문에 누가 나서지 않는다. 기본적인 공통분모를 다져야 한다. 기초공사가 튼튼히 돼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사람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 이전까지는 인사 고과도 없을 정도로 주먹구구식이었다.”

-최근 여권에서 나왔다는 언론문건에 따르면 대한매일은 친여적이지만 세련되게 비판을 하지 못한다는 평가를 하던데.

“대한매일에 대한 오래된 고정관념이 있다. 막연한 평가에 기초한 것이다. 98년 서울신문에서 대한매일로 제호 변경을 한 후 많이 바뀌었다. 지금은 시비 가리고 잘한 것은 칭찬하고 못한 것은 비판하지 무조건 친정부적이지 않다.”

-경영 경험이 없어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는데.

“사장에 임명되기 전까지 경영진을 견제하는 감사였지만 견제와 어드바이스를 함께 하는 역할을 했다. 집행임원이 적어 감사의 고유업무가 끝나는 여유 시간에 회사 일에참여를 많이 했다. 자금 흐름에 대해서도 잘 알고 대한매일 뿌리 되찾기 운동, 광고대책위원장을 지내기도 했다.” 박주선의 전체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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