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길태 보도 선정성 지나쳤다

흉악범죄 예방 등 대안제시 했어야

언론이 ‘김길태 사건’을 지나치게 선정적으로 보도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더구나 언론이 보도경쟁에만 급급해 흉악범죄 방지 등 대안 제시에는 소홀했다는 지적이다.

부산 여중생 납치 살해 피의자 김길태 씨가 붙잡힌 이튿날인 11일 대부분의 일간지는 관련 소식을 대대적으로 보도하며 그의 얼굴을 공개했다.

‘그는 범행현장 500m 거리에 있었다(국민일보)’, ‘15일간 ‘등잔밑에 있었다(동아일보)’’, ‘김길태 범행현장 인근서 잡았다(서울신문)’, ‘김길태 범행현장 500m 거리서 잡았다(세계일보)’, ‘더 이상 가려주지 않는다(조선일보)’, ‘성 폭력범은 숨을 곳이 없다(중앙일보)’, ‘김길태 ‘등잔밑에 있었다(한겨레)’, ‘김길태, 범행현장 인근에 있었다(한국일보)’ 등이 주요 일간지의 1면 머리기사 제목이다.

이날 1면에 사진을 공개하지 않은 신문사는 경향신문, 문화일보, 내일신문 등 3곳이다. 경향은 ‘부산 여중생 살해 피의자 김길태 검거…10면’을 검은 띠로 표시했을 뿐, 1면에 다른 내용은 보도하지 않았다.

문화는 사진은 싣지 않았으나 ‘소름끼치게 뻔뻔한 김길태’라는 기사를 통해서 당시까지 혐의를 부인하던 김길태 씨를 살인용의자로 단정 보도하긴 마찬가지였다. 내일은 1면 하단에 ‘김길태 묵비권 행사하며 범행 부인’이라고 작게 처리했다.

방송사들의 보도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지상파 3사는 지난 10일 ‘이양 살해 피의자 김길태 14일 만에 검거(KBS)’ 등을 첫 기사로 보도하며 김씨가 부산 사상경찰서에 도착하는 장면을 그대로 내보냈다. YTN은 생중계도 했다.

방송사들은 이튿날 외국의 사례와 경찰 측 논리를 차례로 예로 들며 “미국과 유럽 국가 등 선진국은 대체로 흉악범 신상정보 공개 면에서 우리보다 적극적이다”, “이례적 얼굴공개는 알권리를 보장하겠다는 차원”이라고 강조했다.

성공회대 김서중 교수는 “성폭력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거나 흉악범죄 예방과 관련한 보도를 하기보단, 김길태의 일거수 일투족을 다루는 등 전파·지면 낭비가 심각하다”며 “아무리 흉악범이라고 하더라도 민주사회가 오랜 시간을 들여 정립한 피의자의 인권 보장 노력이 꺾여선 안 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강호순 등 사례와 비교하며 “이전보다 지나치게 보도가 많다는 것도 문제”라며 “지자체 선거 등 다른 중요한 문제들이 다뤄지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곽선미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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