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 등 고위 공직자들이 언론사를 상대로 소송을 남발하는 행태는 감시와 비판이라는 언론의 역할을 축소한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서울남부지방법원(민사 9단독 송명호 판사)은 4일 민주당 박 모 의원이 TBC(대구방송) 이 모 기자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기각했다.
TBC 이 모 기자는 지난 2008년 10월13일 ‘TBC프라임뉴스’에서 ‘정치권실세 금품전달’이라는 기사를 보도하며 “검찰이 사학재단 실소유자로부터 박 의원에게 3천만원을 전달했다는 진술을 받아냈다”고 보도했다.
이에 박 의원은 허위 보도로 자신의 명예가 훼손됐다며 1억원 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내용이 공공의 이해에 관한 것이고 그 목적이 오로지 공익을 위한 것이며 언급된 사실이 진실하다면 명예훼손죄나 불법행위에 해당되지 않는다”며 “설사 진실하지 않더라도 행위자가 진실하다고 믿을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었다면 명예훼손이 성립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법원은 “대구방송의 보도 내용은 공공의 이해에 관한 것이며 현역 국회의원은 공적인 인물로 공공의 이해해 속한다”며 “보도내용이 진실한지 여부는 판단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어렵거나 증거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법원은 또 “공무원은 공복으로 불리듯 본인이 나서서 지켜야할 명예라는 것이 없다고 봐야 한다”며 “언론의 건전한 비판과 감시를 독려해야 할 국회의원으로서 민주주의 발전을 배척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도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법원은 “공직자들이 부정적인 보도가 나올 때 곧바로 민사나 형사고소를 통해 언론매체에 압박을 가한다면 향후 어느 언론이든 부정적 보도를 조심하게 될 것”이라며 “이런 소송들이 누적되고 법적으로 받아들여지면 공직자 감시와 견제가 어렵게 되며 결국 민주발전에 장애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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