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신문이 지역·석간신문 중 최대 신문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언론시장이 어렵지만 지역신문으로서 선두주자라는 위상을 지켜가고 싶습니다.” 이달 초 부산일보 새 편집국장에 취임한 안병길 국장의 각오는 남달랐다.
안 국장이 취임하면서 내건 슬로건은 ‘재미있는 신문, 친절한 신문’이다. “지난해 말 선거과정에서 정책을 홍보하는 기사가 많이 늘어났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독자가 원하는 뉴스는 이런 게 아니라는 자성이 후배 기자들 사이에서 나왔다.”
취임 직전까지 일했던 독자서비스국에서의 경험은 그에게 중요한 전환점이 됐다. 1개월 동안 직접 신문을 배달했고 지국장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들었다. 이때부터 그는 “기자들의 관점에서 만들어내던 신문을, 독자들의 관점으로 이동시켜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는 기획실에서 관할하던 독자평가단을 편집국으로 옮기고 ‘독자여론팀’을 신설하는 것으로 현실화 됐다. 10명이 활동하는 독자위원회에서 매달 평가를 하고 있으나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여겼다. 독자평가단들이 매일 선정한 ‘가장 좋은 기사’, ‘부족했던 기사’ 등을 간부회의에 소개하고 지면에 최대한 반영한다는 계획이다. 재미에 치중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 ‘재미’와 ‘비판·감시’ 역할에서 균형을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안 국장은 ‘부산닷컴’을 운영하던 뉴미디어센터의 인터넷뉴스팀을 편집국으로 옮겨오기도 했다. 실시간으로 인기 있는 기사를 체크, 온라인을 강화하겠다는 복안에서다. 그는 모바일의 중요성도 잊지 않았다. 스마트폰에 탑재할 뉴스어플리케이션 개발이 진행단계에 있다. 기자들에게 스마트폰도 지급할 방침이다.
안 국장은 전통 매체인 오프라인 신문의 변화를 꾀하기 위해 페이지네이션 작업도 진행 중이다. 벌써 관련 TF팀이 꾸려졌으며 결과는 3월 중 공개된다. “신문은 이제 속보 경쟁이 아닌 숙보 경쟁입니다. 단순 사건 기사를 어떻게 심층화하고 면을 특화시킬지를 고민해야 합니다.”
정부의 지역신문 정책에 대해서 안 국장 역시 우려와 걱정을 내놓는다. “MB정권에 대단히 불만이 있습니다. 지역신문특별법은 물론이고 방송법과 미디어법 등이 지역신문의 미래를 더 암울하게 만들고 있어요.”
특히 지역신문특별법은 5년 한시법이라 오는 9월24일 만료되는데 이에 대한 걱정이 크다. 이와 관련해 안 국장은 한국지방신문협회 회원사를 대표해서 4일 국회를 방문하기도 했다.
안 국장은 마지막으로 “경영진은 물론이고 지역사회, 광고주에 대해서 의식하지 말고 일했으면 한다”며 “기자들이 양심에 따라 기사를 쓰는 데 방어막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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