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의 위기감이 사회적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방송 3사의 경제뉴스가 대부분 정부의 발표나 정부·정당, 기업인에 편중돼 있어 경제위기의 가장 큰 피해자인 일반시민과 구조조정의 또다른 피해자인 근로자의 입장이 반영되지 않는 등 편파적 보도가 이뤄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방송진흥원(책임연구원 주창윤)은 경제위기가 본격화된 시점인 지난해 10월 29일부터 11월 18일까지 3주간 방송 3사의 메인뉴스를 분석하고 최근 발표한 ‘방송3사 저녁뉴스의 경제보도 분석’ 연구보고서를 통해 이같은 방송경제뉴스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경제관련 보도내용 중 경제위기에 관한 보도는 SBS가 81.7%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MBC(71.2%), KBS(66.5%) 순으로 나타났으며, 이와 반대로 경제안정에 관한 보도는 KBS가 33.5%
로 가장 많은 반면 SBS(18.3%)가 가장 적었다. 이는 KBS의 경우 취재원이 정부관련기관이거나 정부의 공식발표를 인용한 것이 많은 반면 SBS의 경우 기업측과의 인터뷰나 발표를 중점으로 보도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인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구조조정 등 경제문제에서 정부, 기업, 노조간에 갈등 사안이 발생했을 때 KBS는 기업과 노조의 입장보다는 정부의 정책발표 위주로 보도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MBC와 SBS는 정부와 기업의 입장에서 동등한 보도를 하고 있지만 노조의 입장에서 방송한 내용은 한 건도 없어 결과적으로 노조의 입장에서 보도한 방송사는 하나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위기 상황에 대해 실제 상황보다 크게 부풀리거나 감정적으로 대응하는 보도태도도 많았다. 논평이 포함된 보도에서 KBS는 92건 중 62건이 부정적 평가였으며, MBC는 70건 중 52건이, SBS는 59건 중 47건이 부정적인 평가로 대부분 부정적인 평가에 치우쳐 있어 시청자들에게 불안감을 조성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한편 방송 3사가 경제뉴스를 보도한 시간은 KBS가 총 274분으로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했고 다음으로 MBC(264분), SBS(180분) 순으로 나타났다. KBS와 MBC는 총 뉴스시간의 30% 가량을 경제뉴스로 채우고 있는 반면 SBS는 20% 정도였다. 그러나 꼭지수로는 MBC가 172꼭지로 가장 많아 KBS(166)는 하나의 주제에 보다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MBC는 짧은 시간에 다양한 보도를 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SBS는 116꼭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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