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열기자 가치 높이는 데 총력"

외래어 사전 편찬·미디어언어연구소 설립추진



   
 
                                            ▲ 이경우 어문기자협회장.  
 
1975년 출범한 어문기자협회는 2백여 명이 활동하고 있는 국내 최대의 교열기자 단체다. 지난 1997년 IMF사태로 많은 교열기자들이 일터를 떠나면서 협회도 다소 위축됐으나 최근 협회 명을 변경하면서 위상 제고에 나서고 있다.


이달 초 어문기자협회장에 취임, 2년 임기의 출발선에 선 이경우 어문기자협회장(46)은 “교열기자의 가치를 높이는 데에 모든 역량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한 첫 행보가 바로 협회 명 변경이다. 그는 ‘교열기자’라는 명칭은 문장의 오자를 바로잡는다는 의미 이상을 담아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어문기자들은 단순 오자 수정을 넘어 기사 정보의 오류를 잡아내는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미디어 언어를 순화시키고 있기도 합니다. 한국의 언어문화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는 자부심을 되살려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인터뷰 내내 그는 ‘어문기자’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이 회장이 내건 역점 사업은 외래어사전 편찬과 미디어언어연구소 설립이다. 외래어사전 편찬은 신문과 방송에서 쓰이는 외래어들이 통일되지 않은 채 무분별하게 사용되고 있다는 반성에서 출발했다. 역대 어문기자협회장들이 예산을 이유로 제대로 추진하지 못했던 사업이다.


미디어언어연구소 설립은 이미 구체적인 실행으로 옮겨지고 있다. 연구위원들은 교열기자들이 중심이지만 학계 전문가들도 참여한다. 소장·부소장도 내정된 상태로, 이르면 2~3월 사이 출범식을 갖는다.


“신문과 방송에서 주로 쓰이는 미디어언어가 있지만 국어학계에서도 신문방송학계에서도 관심을 기울이지 않아요. 미디어연구소를 통한 결과물을 바탕으로 언어 순화 캠페인도 벌여갈 계획입니다.”


기자 재교육은 어문기자협회에서도 주된 관심사다. 몇몇 교열기자들이 모여 6~7년째 ‘말글사랑방’이라는 소모임을 운영해오고 있지만 제대로 된 교육은 전무하다. 체계적인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어 교열기자들의 평균 역량을 높인다는 게 그의 포부다.


이 회장은 일선 기자들에 대한 세미나와 교육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현장의 기자들이 먼저 사회적 편견과 차별을 낳는 말·글 사용을 지양해야 한다는 것이다. “여건이 된다면 기자협회와 공동으로 교육을 진행하고 싶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이 회장은 언론사, 그중에서도 신문사의 편집·경영진은 어문기자들의 중요성을 잊어서는 안 된다는 말을 남겼다. 미래의 독자인 자녀세대들이 읽기문화에 익숙지 않은 데 대해 위기의식을 갖고 있으면서도 바탕이 되는 언어에 대해서는 그 중요성을 잘 인식하지 못하는 것 같다고 그는 안타까워했다.


“올바른 미디어언어 사용을 소중히 여길 때 언론의 품격이 올라가고 독자와 시청자가 찾는 미디어가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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