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는 이번 주총을 ‘골방 주총’이라고 비난한다. 주총 장소로 예정됐던 대한매일 6층 회의실이 아닌 8층 화장실 옆의 3평 남짓한 ‘골방’에서 기습적으로 개최됐기 때문이다. 소액주주들도 장소 변경 통보를 받지 못해 6층에서 기다렸을 정도로 주총은 비밀리에 치러졌다.
당초 임시 주총 예정 시간과 장소는 31일 오전 11시 30분 대한매일 6층 회의실. 50여명의 노조 대의원들은 한 시간 앞선 10시 30분부터 회의실을 점거하고 6층 엘리베이터와 비상 출구를 봉쇄하면서 주총 저지를 시작했다. 주총을 진행할 임원들의 움직임도 주시했다. 이미 지난달 16일 노조는 회사측에 ‘주총 예정 장소인 6층 회의실에서 10시 30분부터 노조 대의원대회를 개최한다’고 주총 봉쇄 입장을 간접적으로 전달해 놓았다.
11시 30분경 노조의 저지로 회의실이 아닌 6층 경영본부장실로 온 주주는 소액주주 서너명 뿐. 대한매일 주식의 대부분을 소유하고 있는 재정경제부(49.98%), 포철(36.7%), KBS(13.3%) 주주대표는 보이지 않았다.
11시 45분경 경영본부장실에 있던 황병선 경영본부장이 소액주주들과 함께 8층으로 올라가자 노조 대의원들이 뒤를 따랐고, 이미 그 곳에는 주총을 치른 재경부, 포철, KBS 주주대표와 김행수 전무 등 회사 관계자 4명이 있었다. 대한매일 직원 3명이 세 주주대표를 직접 방문해 각각 회사 차량에 태우고 지하 주차장을 통해 변경된 주총 장소로 왔다는 후문.
11시 50분경 ‘8층 골방’에서는 기습 주총에 항의하는 강성남 노조위원장과 반박하는 윤흥렬 전 부사장의 고성이 오간 끝에 윤 전 부사장은 ‘파행 주총’에 대해 “불가피한 일”이었다고 주주들에게 양해를 구했다. 이후 김행수 전무가 주주들에게 전만길 신임 이사 선임 등 주총 결과를 보고하고 발언 기회를 요구한 박은호 공보위간사가 주총을 저지한 노조의 입장을 전달하면서 ‘골방 주총’을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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