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누구 기사를 믿어야...

김정일 방중 관련 보도 사마다 엇갈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이미 중국을 방문하고 있는 시점에 ‘올 봄 방중 예정’ 기사를 내보냈던 언론들이 김 위원장의 행선지와 중국 지도부와의 회담 등을 놓고 방중기간 내내 혼선을 빚었다.

김 위원장과 장쩌민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의 경우 중국 외교부의 공식 발표에 따르면 20일 베이징서 이뤄졌다. 그러나 조선일보는 “김 위원장이 16일 오전 베이징서 장 주석과 정상회담을 갖고 상하이로 이동했다”고 17일 보도했으며, 동아일보는 “상하이 방문 전 15일 오후 베이징에 약 10시간 체류하며 장 주석과 회담을 가졌다”고 18일 보도했고, 중앙일보는 19일자에서 “18일 상하이에서 회담을 가졌다”고 보도하는 등 회담 장소와 날짜를 두고 오보가 연이었다.

이후에도 일부 신문들이 20일자에서 “18, 19일 이틀째 상하이에서 회담을 가졌다”고 보도하는 등 확인되지 않은 사실들이 기사화 됐다.

김정일 수행단을 놓고도 추측이 난무했다. 조선일보는 19일자 1면 보도에서 김영남 최고 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포함됐다고 보도했으나, 중국공산당이 발표한 TV화면 등에 나타나지 않아 오보로 드러났다. 이 외에 장성택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 등이 수행했다는 일부 언론 보도도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김 위원장의 행선지는 가장 큰 관심거리였지만 사실 확인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조선일보는 “김 위원장이 17일 상하이증권거래소를 방문했다”고 18일 보도했고, 중앙일보는 일본 후지TV 등이 18일 김 위원장이 증권거래소를 방문하는 장면을 촬영해 방영하자 19일자에 “연이틀 상하이 증권거래소를 방문했다”고 보도했다. 반면 동아일보는 “18일 방문이 목격된 사람은 김 위원장이 아니라 이탈리아 총리로 밝혀졌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의 귀국을 둘러싸고도 오보는 이어졌다. 경향신문은 19일자에 “김정일 오늘 귀국할 듯”이라고 보도했고, 조선일보는 21일 가판에서 “김 위원장 일행은 베이징에 내리지 않고 그대로 통과한 것으로 밝혀졌다”고 보도하는 등 제각각이었다. 그러나 이같은 보도도 20일 오후 정상회담이 이루어진 것으로 공식 발표됨에 따라 오보로 판명됐다.

이외에도 김 위원장이 상하이에서 쑤저우 및 선전을 들렀다 베이징으로 갈 것이라는 보도 등 김정일 방중보도의 상당부분이 추측과 오보로 이뤄진데 대해 베이징 특파원들은 중국의 특성상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는주장이다.

이에 대해 한 중앙일간지 베이징 특파원은 “중국 외교부는 김정일 방중 사실이 목격되고 있는데도 공식 확인을 해주지 않았다. 이곳의 특성상 확인 취재라는 게 불가능하다. 또 오보를 쓸 수 있는 개연성 있는 팩트들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라며 “그러나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마치 목격한 것처럼 작문하는 것은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박미영의 전체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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