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보, 토요일판 없앤다

ABC 부수공개 대비 증보발행·적자난 해소 주요인

문화일보(사장 이병규)가 새해부터 토요일자를 없앤다.

문화는 내년 1월2일자부터 토요일판을 없애기로 했다. 문화 한 고위관계자는 “주5일제가 정착돼 주말에 집을 비우는 가정이 많은데다가 주말 뉴스가 풍부하지도 않다”며 “토요면을 없애고 평일 지면을 대폭 늘려 독자를 위한 맞춤형 정보를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화는 토요판을 없애는 대신 금요판을 8면 증면, 40페이지로 발행한다. 금요판은 섹션면으로 제작되며 라이프·스타일로 특화할 예정이다. 데스크 인터뷰, 전문기자 칼럼, 건강, 골프 등의 내용도 포함된다.

그동안 문화는 석간신문 중 유일하게 주6일 발행을 고집해왔다. 내일신문과 헤럴드경제는 토요일자를 발행하지 않는다. 석간신문이나 종합지로서 조간신문들과 동등하게 경쟁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문화가 토요판을 없앤데에는 복합적인 요인들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우선 한국ABC협회의 부수공개에 대한 후폭풍이 아니냐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정부는 내년부터 ABC협회 부수검증에 참여한 신문사만 정부광고를 배정키로 한 상태다. 편집국 한 기자는 “ABC협회 부수 공개에 문화도 참여할 예정”이라며 “증보 발행을 위해서 토요판을 과감히 없앤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적자난을 부추기는 토요판을 더 이상 발행할 수 없다는 경영진의 판단이 작용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금융위기 이후 “토요일 광고는 서비스 광고”라는 말까지 나오는 형국이다. 더군다나 문화는 평소 석간 배달망을 운영하고 있어, 토요일 오전 발송이 쉽지 않다. 토요일자를 없애는 것만으로도 1년에 1억원 이상의 적자를 만회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편집국의 불만이 극도로 표출되고 있었다는 점도 영향을 준 게 아니냐는 해석이다. 문화는 금요일 오전 금요일자 석간신문을 제작하고 오후에 토요일자를 제작한다. 여기에 월요일 간지까지 제작, 편집부와 사진부 등 일부 부서의 업무 과부화가 심각한 상태였다. 효율성 측면에서 맞지 않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이유다.

문화의 주된 독자층이 가정보다는 사무실에 치중돼 있어 토요판을 보는 이가 적다는 것도 한 이유가 됐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일간신문으로서 위상이 흔들리는 한편 독자 서비스, 항공·KTX 배송 문제 등을 들며 우려를 내놓고 있기도 하다.

편집국 다른 기자는 “토요판 문제는 1~2년 전부터 줄곧 제기돼 왔지만 조간신문들과의 경쟁 탓으로 결단을 내리기 쉽지 않았다”며 “여러 폐해를 바로잡자는 취지는 좋으나 인력난 등의 근본 문제를 해결하지 않은 채 축소 경영에만 매몰되어선 안 된다”고 말했다. 곽선미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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