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SBS 노조위원장 선출 난항

현업 이탈 부담·노사 갈등이 배경

언론사 노조위원장을 찾기가 점점 더 힘들어지고 있다.

SBS와 서울신문 노조는 차기 노조위원장 후보등록 마감을 각각 2주일 이상 미뤘다. 두 차례 후보 등록을 연기한 SBS 노조(본부)는 11일 심석태 현 노조위원장이 단독으로 후보에 등록했다. SBS 후보자 불출마 사태는 노조 창립 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

본부 외에 뉴스텍, 아트텍 등에도 별도의 노조가 구성돼 있는 SBS는 양 지부에서도 현 위원장이 후보로 나섰다. 뉴스텍에는 김균종 현 위원장이, 아트텍에는 김금봉 현 위원장과 송봉규 조합원이 후보로 등록해 유일하게 아트텍만 경선을 치르게 됐다. 세 명의 현 위원장이 모두 당선될 경우 현재 집행부가 그대로 유지되는 셈이다. SBS 노조는 16일부터 18일까지 사흘간 선거를 치른다. 현 집행부의 임기는 이달 말까지다.

서울 노조도 15일 후보를 찾지 못해 18일까지 후보 등록을 연기했다. 비상대책위원회로의 체제 전환도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노조위원장에 선뜻 나서지 않는 데에는 보도국(편집국)을 떠나 있는 기간이 장기화되는 데 따른 부담이 크다는 게 한 요인이다. SBS 노조위원장은 임기가 2년이며 서울신문은 1년이다. 하지만 서울은 이전에도 후보자가 나서지 않아 재출마를 통해 임기를 2년씩 한 예가 4차례나 된다.

현재 노사 관계가 원만하지 않다는 속사정도 걸림돌이다. SBS는 상여금 3백% 체불 문제로 노사가 법정 다툼을 벌이고 있다. 사측은 내년 창립 20돌을 맞아 지주회사 중심의 인사 체제를 확립하려 하고 있다. 구조조정 등 후속 대처로 이어질 경우 극단적 노사대립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서울신문은 지난 10월 말 우리사주조합장 선거 과정에서 사장 중간평가제를 폐지하려는 규약 개정이 시도됐다가 부결됐다. 편집국장 직선제도도 임명동의제로 바뀌는 등 첨예한 사안이 현 위원장 임기 내내 불거졌다. 노사 긴장상태가 쉽게 진정되기 힘든 상황이다.

서울 한 기자는 “노사는 기본적으로 대립·갈등하지만 회사 발전을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할 관계”라며 “그러한 명분이 실종된 채 폐쇄적 경영논리에만 함몰, 노조를 부당하게 압박하면서 합리적인 노조 활동조차 조합원들이 꺼리게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곽선미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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