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신방겸영, 언론 모럴해저드 가져와"

언론정보학회 정기학술대회…마쓰다 전 리쓰메이칸대 교수 발제


   
 
   
 
일본 신문과 방송의 계열화(신방겸영)는 양측의 건전한 긴장관계를 잃게 만들었으며 권언유착 등 일본 언론의 총체적 모럴해저드를 빚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4일 오후 서강대 가브리엘관에서 한국기자협회·한국PD연합회의 후원으로 열린 ‘2009 한국언론정보학회 가을철 정기학술대회’에서 마쓰다 히로시 전 리쓰메이칸대 교수는 ‘일본에 있어서의 신문·TV의 계열화와 저널리즘의 변질’이라는 제하의 발제에서 이같이 밝혔다.

마쓰다 전 교수는 “일본의 매스컴은 5대 전국지를 중심으로 수직형 독점 구조, 즉 철저한 중앙집권적 구조를 지녔다”며 “미디어의 집중·복합화 현상은 선진 자본주의국의 공동현상이나 52%가 넘는 발행부수를 장악하고 있는 거대 전국지가 대부분의 미디어를 독점하고 있는 예는 선진국에서도 찾아보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마쓰다 전 교수는 “전쟁 이후 일본의 방송법제는 전파3법(전파법, 방송법, 전파감리위원회 설치법)에 의해 ‘권력으로부터 방송의 독립’, ‘다양성’ 등을 중요한 가치로 다뤘다”며 “이는 미국의 FCC(연방통신위원회)를 본받은 것으로 ‘집중 배제의 원칙’이 강조돼 있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집중 배제의 원칙’은 언론보도의 자유, 시민사회의 알권리, 방송의 공공성을 정책적으로 보장해야 한다는 의미다. 신문·TV·라디오 3업의 겸영·지배 금지, 복수 국 지배 제한 등이 세부 정책으로 제시돼 있다.

마쓰다 전 교수는 “그러나 정권이 특정 신문사가 방송을 소유하게 허용해주면서 이권이 개입하고 권언유착이 심화됐다. 특히 방송은 계열 신문의 부수 늘리기에, 신문은 계열 방송을 홍보하는 데 이용됐다”면서 “이는 시민의 알권리와 일본 민주주의에 심대한 영향을 준 것은 물론 일본 언론(기자)의 모럴해저드와 감시견으로서의 기능 상실을 가져왔다”고 밝혔다.

기자협회 김경호 회장은 “아주 교묘히 진행된 일본 정권의 언론장악 시나리오가 결국 들어맞은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동시에 우리나라에도 그대로 적용되는 게 아닌지 우려됐다”며 “그러나 일본 사회의 자정 노력, 언론의 공공성과 다양성을 확보하고자 하는 시민사회·지식층의 요구가 있었을 텐데 왜 그대로 진행됐는지 납득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새언론포럼 최용익 전 회장은 “일본 언론이 비판기능을 상실한 채 권력좌공과 유착했다는 사실은 어느 정도 알고 있었으나 이 정도로 심각한 줄 몰랐다”며 “한나라당에서 미디어법을 통과시킬 때 BBC와 NHK가 같은 공영방송이라고 했는데 사실 양사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 결국 저널리즘의 문제로 돌아가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곽선미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배너

많이 읽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