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왜 이러나
기사 중복 게재·사진 오류 등 잇단 제작실수
차별화된 의제 설정 등 의욕적 행보 '찬물'
중도를 표방하며 재도약을 꾀하는 한국일보가 잇단 제작 실수로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한국은 최근 용산참사와 세종시 논란 기획, 효성 수사 등에서 차별화된 시각으로 의제를 설정한 데 이어, 지난 8월 말에는 이상희 국방장관 항의서한 관련 단독보도를 하며 의욕적 행보를 보였다.
한국은 지난 9월29일 ‘철거민참사 9개월째…어느덧 추석 눈앞에’라는 문패제목이 달린 ‘용산엔 슬픈달이 뜬다’라는 기사를 시작으로 현장을 직접 둘러본 포토다큐를 3·15면에 전면에 배치하는 등 용산 사태를 집중 조명했다.
정운찬 국무총리의 현장 방문 직후인 지난 5일에는 ‘선물없는 9개월 만의 위로…유족 달랠 수 있을까’라는 기사와 사설에서 정부의 적극적인 역할을 주문하기도 했다. 국정감사와 정 총리 인사검증 과정에서 뜨거운 논란으로 떠오른 세종시 문제도 ‘MB ‘세종시 원안 수정’ 시사’라는 제목으로 별도의 페이지를 구성, 주된 의제로 부각시켰다.
한국이 중도의 역할을 강조하며 이처럼 눈에 띄는 행보를 거듭하고 있지만 최근 벌어진 세 차례의 제작 실수가 찬물을 끼얹었다.
한국은 19일 기사와 다른 인물의 사진을 넣는 바람에 ‘바로잡습니다’를 게재했으며 20일에도 외국어 관련 코너가 중복 게재돼 ‘바로잡습니다’를 냈다.
한국은 지난 17일자 28면에 보도된 ‘고객이 준 사랑 되돌려드려야…’ 기사에서 성기학 골드윈코리아 대표의 사진 대신 전혀 관련 없는 인물의 사진을 넣어 바로잡아야 했다.
게다가 사진 문제로 ‘바로잡습니다’가 나간 19일 35면 ‘바로 바로 써먹는 생활 쏙 일본어’ 코너는 지난 16일 나갔던 내용과 동일한 내용을 넣으면서 이튿날 ‘바로잡습니다’를 재차 게재해야 했다.
이는 앞서 같은 내용의 기사를 다른 면에 동시 게재해 물의를 빚은 지난 8일(본보 14일자) 이후 10여 일 만에 반복된 제작 사고로 안팎의 비판이 일었다.
한국 내부에서는 일간 신문에서 흔히 있을 수 있는 단순 제작 사고로 해석하는 시선이 많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검증 데스크가 있는데도 실수가 반복되는 데 대해 납득하기 힘들다는 견해다. 무엇보다 한국의 최근 의욕적 행보에 발목을 잡는 게 아니냐는 의견이다.
편집국 한 고위 관계자는 “지난번 사고 이후 부장 조석 회의, 편집·야근팀이 재차 확인을 하는 등 사후 시스템을 마련하려 노력했다”며 “‘바로잡습니다’를 즉각 게재하는 등 일부 시스템 마련에 진전을 보이기는 했으나 아직 뚜렷하게 개선되지 않은 측면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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