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방송 사업자가 최종 선정됨에 따라 방송법 제정부터 그동안 4년 넘게 진통을 겪어온 위성방송이 본격적인 출발을 하게 됐다. 이에 따라 내년 7월 시험방송을 시작으로 10월 본방송에 들어가면 74개 채널이 한꺼번에 모습을 드러내며 기존의 시청 형태에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위성방송의 특징=위성방송은 다채널, 고선명, 쌍방향성, 광역성의 특징을 가지고 있다. 채널수가 사업초기부터 70개가 넘어 시청자의 선택권이 크게 넓어지고, 기존의 아날로그 방식과는 달리 100% 디지털방식이어서 화질과 음향이 뛰어나다. 또 쌍방향이 가능해 날씨 정보, 인터넷 검색, 홈뱅킹, 전자상거래 등 부가기능이 있어 언제든지 보고 싶은 프로그램을 골라 볼 수 있다.
위성방송을 시청하기 위해서는 가입신청을 하고 수신기와 안테나를 구입해 설치해야 한다. 수신범위도 한반도와 일본, 중국 일부 지역을 아우르고 있어 북한 동포와 일부 해외동포의 시청이 가능해진다.
▷KDB의 사업계획=위성방송사업자로 선정된 KDB는 초기 자본금 3000억원에 향후 5년간 2조4000억원을 투입해 4년안에 200만 가입자를 확보하고 사업개시 5년째부터 흑자전환을 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를 위해 보조금 지급 및 할부판매 등으로 위성방송 수신기를 종류에 따라 무료에서부터 월 1만 2500원(12개월 할부) 등 싼값으로 제공함으로써 초기에 가입자를 대거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채널은 내년 10월 74개로 시작해 2005년까지 114개로 늘릴 계획이다. 시청료는 40개 기본 채널만 볼 경우 월 6900원에서 모든 채널을 다 볼 경우 3만원까지 채널패키지에 따라 가격을 다양화했다.
▷문제점 및 향후 전망=그러나 위성방송사업의 전망이 그리 밝은 것만은 아니다. KDB가 향후 5년간 2조4000억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힌 것처럼 엄청난 투자가 이루어져야 하지만 최근 경기침체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빠른 시일 내에 이익을 내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특히 수신기 보조금 지원 및 무료 보급을 하면서 5년안에 당기 순이익을 내겠다는 KDB의 계획도 실현 가능성이 적다는 지적이다.
무엇보다 당장 내년 10월 본방송이 시작되면 74개나 되는 채널을 무엇으로 채우는가가 가장 시급한 과제다. 독립프로덕션이 활성화돼있지 않은 가운데 KDB의 주요주주로 참여하고 있는 지상파 방송의 재방, 삼방 프로그램이 주를 이루거나 해외 위성방송에잠식당하지않을까 하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방송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지상파 TV 3사가 새로운 채널의 진입을 막고 수익성 높은 드라마나 스포츠채널 등을 독식함으로써 새로운 영상콘텐츠 개발이라는 위성방송의 취지를 살리지 못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적지 않다. KDB는 이같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600억원 규모의 콘텐츠투자 조합을 출범시킨다는 계획을 세워 놓고 있다.
이외에도 지상파 및 케이블TV와의 차별화를 통해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는 것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위성방송이 초기에 가입자 확보를 위해 수신기 지원 및 저가의 시청료 정책으로 나갈 경우 위성방송보다 채널수도 적고 경쟁력이 떨어지는 케이블 TV시장이 순식간에 잠식당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결국 위성방송이 확실한 투자와 다양한 콘텐츠 개발, 가입자 확보를 하지 못하면 95년 출범 이후 아직까지 제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는 케이블TV의 전철을 밝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는 것이 방송계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박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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