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통신과 지상파 3사가 주도하고 있는 한국디지털위성방송(KDB·대표 강현두)이 위성방송사업자에 최종 선정됐다. 그러나 IMT2000에 이어 사업권을 따낸 한국통신이 거대 공룡집단으로 부상하게 된 것과 지상파의 매체 독점이 심화될 것에 대한 우려도 만만치 않게 제기되고 있다.
방송위원회는 지난 12월 19일 방송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심사결과 754.60점(1000점 만점)을 얻은 KDB가 727.14를 얻은 KSB보다 27.46점이 앞서 위성방송사업자 허가추천 대상 법인으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각계인사 14명으로 구성된 심사위원단(위원장 강대인)은 재정적 능력에서 KDB에 110.5점을 준 반면 KSB에 102점을 주는 등 방송의 공적책임 실현가능성, 채널구성·운영계획의 적정성 등 6개 항목에서 모두 KDB 손을 들어줬다.
이는 지상파 3사가 참여하고 있는 KDB가 KSB에 비해 안정적인 콘텐츠 제공을 할 수 있을 것이란 점과 재정적인 면에서 한국통신이 우위를 차지했기 때문이다. 또한 대기업과 머독이 공동대주주로 참여하고 있는 KSB에 사업권을 줄 경우 재벌과 외국자본에 위성방송을 줬다는 정치적 부담도 적지 않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KDB에 지상파 3사가 주요주주로 참여하고 있어 현재의 방송시장 구도가 위성방송에도 그대로 이어지게 될 것이란 우려가 높다. 방송시장과 유통구조를 장악하고 있는 지상파3사가 새로운 콘텐츠 개발보다 기존 콘텐츠의 재방이나 수익성 높은 채널만을 독식하거나 새로운 매체의 진입을 막지 않을까 하는 지적이다. 또 민영화를 앞두고 있는 한국통신이 IMT-2000과 위성방송 사업권을 양손에 거머쥔 것에 대해서도 방송과 통신이 융합해 가는 과정에서 독점 지배력이 더욱 강화될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박미영 기자
박미영의 전체기사 보기
Copyright @2004 한국기자협회.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