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양되는 한국 아이들
221회 이달의 기자상 전문보도부문/코리아타임스 강신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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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리아타임스 강신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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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으로서 자부심을 지키자.’
미 군속에게 허위 입양되어 미군학교에 다니고 있다는 한국 학생들을 취재하기 위해 미군기지 내로 들어가기 전 용산 미8군 검문소에 붙어 있던 포스터의 글귀다.
교육 때문에 입양되는 한국아이들을 보도하게 된다면 한국 학부모들의 왜곡된 교육열은 몰라도 세계의 경찰이라고 자칭하는 미군이 적어도 위장입양에 대한 대책을 강구할 거라는 기대감을 갖게 해준 캐치프레이즈였다.
하지만 돈 거래까지 이루어지고 있다는 보도 후 미군의 반응은 교육 때문에 자식의 호적을 파는 한국 학부모들보다 더 기가 막혔다.
“양부모가 합의해서 합법적으로 입양된 것이고 학교에서도 서류에 화자가 없어서 입학시킨 것인데 무엇이 문제냐?” 라는 것이었다.
이런 비상식적인 답변과는 타협할 수 없었다.
우리나라의 세금으로도 운영되고 있는 이 학교가 설립 취지대로 학생을 선발하고 있는지 다시 취재했다.
미국에서 온 미군 자녀들이 한국 학생들 때문에 입학을 못하는 경우가 있었고 이미 이런 일이 빈번했던 터라 미군 자체 조사가 한 차례 있었다.
입양은 되었지만 미처 시민권을 취득하지 못해 한국국적을 가지고 이 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에 대해서는 ‘한국정부의 허가가 있었다’는 등 자신들의 거짓말을 합리화하기 위해 또 다른 거짓말을 만들어 내고 있었다.
결국 월터 샤프 주한미군 사령관이 한국 학생들을 미군학교에 합법적으로 입학시키겠다는 발표를 하는 데까지 이르렀다.
문득 한 출입국 관리사무소장의 말이 생각났다.
불법 노동 이민자 수가 늘어나 비난 여론이 높아질 때 간단한 해결책이 있다는 것이다.
불법 외국인들을 합법 신분으로 전환해주면 된다는 것이다.
어떤 미군학교 학부형은 “한국 학생들이 합법적으로 입학하게 되면 불법 입양은 없어지지 않겠느냐?”고 말한다.
만족스럽지 못한 결과지만 문제 없다던 미군 측에서 나름의 해결의지를 보였다는 데 의의를 두고 아쉬움을 달래본다.
이번 건을 취재하던 중 들었던 미군 대변인 데이브 파머의 격노하는 목소리가 아직도 귓가에 맴돈다.
“당신은 루머로 미군 이미지만 더럽히고 있소. 진정 당신이 원하는 게 뭐요?”라고 되물었다. “진실을 알고 싶습니다.”
앞으로도 부단히 세상을 변화시키는 힘이 있는 진실을 추구하고 싶다.
이런 발판을 마련해준 코리아타임스, 그리고 이 사명을 펼칠 수 있게 도와주시는 이창섭 국장과 조재현 부장에게 감사를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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