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자격 가입가능..언론운동 지평변화 <언론산별 노조출범 의미와 전망>

중앙보다 지부 비중 높아 '무늬만 산별'우려도

언론산별노조의 출범은 지난 몇 년간 침체돼온 언론노동운동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언론노련은 자본의 영향력이 확대되고 노동환경이 악화되는 한편 언론사간 무한경쟁이 갈수록 심해지면서 언론노조 활동이 침체되자 이를 기업별노조의 한계로 규정하고 산별노조 전환을 추진해왔다.

먼저 96년 방송단일노조 건설을 추진하다 무산된 이후 지난해 4월 산별추진위원회를 구성하며 본격적인 작업에 들어갔으며, 지난 5월 부산일보에 이어 언론노련 산하 최대 단일노조인 KBS노조가 산별전환을 결의하면서 그 포문을 열었다. 그리고 산별 출범의 막판 최대 관심사였던 MBC노조가 20일부터 3일간 실시한 조합원 총투표에서 86%의 찬성으로 산별전환을 결의하면서 언론노련 산하 조직 80% 이상이 참여한 가운데 산별노조를 출범하게 됐다.

이같이 언론노련이 산별노조로 전환하게 됨에 따라 기존 기업별노조 체제하에서의 명칭부터 가입자격, 조합비 규모, 교섭 주체 등 상당 부분이 변화를 겪게 될 것으로 보인다.

먼저 ▷언론노련은 전국언론노동조합(언론노조)으로 명칭이 바뀌고 ▷각 언론사 노조는 전국언론노조○○지부로 바뀐다. (단, KBS와 MBC같이 전국조직을 가진 노조는 본부와 산하 지부를 둔다) ▷무엇보다 개인 자격으로 노조가입이 가능해져 노조가 없는 사업장 종사자도 산별노조에 가입할 수 있고 ▷각 노조마다 다른 기준으로 내던 조합비가 임금 총액 1%로 통일되고 이중 80%를 지부에서, 20%를 중앙에서 사용하게 된다. ▷임금 단체협약을 진행할 때도 교섭권을 산별 위원장에게 위임을 받아야 하는 등 ‘중앙조직’의 역할과 권한이 한층 강화된다.

이같은 변화와 함께 언론산별노조의 출범은 언론개혁과 언론노동자의 권익 향상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기업별노조 체제하에서는 언론종사자들이 언론인이라는 의식보다 해당 언론사의 종업원이라는 자사이기주의가 강해 언론개혁이 힘있게 추진되지 못했으나, 산별노조 체제에서는 언론의 공적기능을 회복하기 위한 언론개혁이 보다 적극적으로 추진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개인자격으로 노조에 가입하는 것이 가능해져 노조가 없는 중소사업장 종사자들의 노조 가입이 용이해졌을 뿐 아니라 산별 위원장이 교섭권을 가짐으로써 지부의 힘이 약한 악성 사업장에 신속하게 투입할 수 있어 언론노동자의 권익 향상에도 크게기여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러나 이같은 기대에도 불구하고 아직 산별노조는 실험대에 놓여져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이번에 출범하는 언론산별노조의 경우 기업별노조를 모두 산별노조의 지부로 인정했을 뿐 아니라, 여전히 중앙보다 지부의 비중이 높아 무늬만 산별이라는 시각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기업별의식을 완전히 떨쳐버리기 힘들지 않겠냐는 지적이다.

또 당분간은 산별노조 위원장이 가지고 있는 교섭권을 지부에 다시 위임하고, 악성 사업장에 대해서만 중앙이 투입하는 방식으로 교섭을 할 방침이어서 장기적으로는 중앙의 교섭력을 키우고 명실상부한 산별 교섭을 성사시키는 것도 과제다. 이외에 아직도 산별노조 전환을 결의하지 않은 조선, 중앙, 동아 등 주요 신문사와 SBS 등 20%가량의 미전환 노조의 산별 전환을 성사시키고, 산별 조직체계를 안정화시키는 등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아직 많이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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