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태지 팬들이 SBS ‘한밤의 TV연예’의 방송내용에 불만을 품고 광고주들에게 압력을 가하자 광고주들이 광고를 중단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지난달 26일 방송된 ‘한밤…’에서 ‘연예계 안티 바람’이란 코너를 통해 서태지에 대한 안티 운동을 소개하자, 서태지 팬들이 “서태지에 대해 고의적으로 악의적인 내용을 방송했다”며 반발한 것이다.
서태지 팬들은 “편파방송을 하는 ‘한밤…’을 폐지해야 한다”며 ‘한밤…’의 광고주인 태평양과 농심 등의 홈페이지에 “광고를 중단하라”는 항의성 메일을 보냈고, 결국 태평양과 농심측도 자사 홈페이지에 항의 메일이 빗발치자 8일부터 1개월 동안 ‘한밤…’의 광고를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방송사상 처음으로 방송내용에 불만을 품은 시청자의 항의에 따라 광고가 취소되는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그러나 이를 다루는 언론보도는 ‘한밤, 서태지 립싱크 보도에 팬 집단행동’ ‘서태지 팬 항의로 SBS 광고 취소‘ 등의 제목이 보여주듯이 다분히 팬들의 행동을 이익집단의 이기적인 행동으로 몰아 부쳤다.
물론 이번 사태를 방송자유의 침해로 보는 견해도 없지 않다. 그러나 서태지 팬들이 정치권력이나 자본을 가지고 방송을 움직이는 사람들이 아니라, 시청자일 뿐이라는 점에서 소비자운동의 새로운 계기로 삼는 것은 어떨까. 그런점에서 인터넷이라는 새로운 매체를 통해 소비자들이 광고주를 직접 만날 수 있게 됐다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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