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수립 60년, 국가를 묻는다
제216회 이달의 기자상 기획보도 신문·통신 부문/경향 선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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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향 선근형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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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수립 60년, 국가를 묻는다’ 기획 보도는 이명박 정부가 단초를 제공했다. 정부는 올해를 ‘건국 60주년의 해’로 선포하고 8·15를 건국절로 제정하자는 주장 아래 이승만을 건국의 아버지, 박정희를 산업화의 아버지로 치켜세우려는 작업을 시작했고 현재도 진행 중이다. 이는 대한민국 60년 현대사를 ‘승리의 역사’로만 기술하려는 정부의 의도와도 연계된 것이었고 결국 대한민국을 이끌어 온 수많은 민초들의 땀과 피의 숭고함은 져버리는 지배 엘리트 중심의 역사관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취재팀이 가장 먼저 시작한 작업은 현대사의 주인공을 찾는 일이었다. 개인사를 통해 우리 현대사의 질곡을 보여주자는 방식을 택했다. 발전과 성장은 국가의 몫이었지 개인의 것이 될 수 없었다는 문제의식에 착안했다. 이를 위해 취재팀은 식모, 건설 노동자, 여공, 농사꾼, 관변단체 회원, 민주화운동 등의 경험을 가진 6명의 인물을 선정해 그들을 인터뷰했다.
구술자들의 삶터와 일터로 직접 찾아가 그들이 펼쳐놓은 흑백사진들을 앞에 놓고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놓는 과정에서 취재팀도 과거 속으로 들어가는 경험을 했다. 개인의 이야기였지만 모두 한국 현대사에 대한 증언이었다. 이들이 체험한 이야기를 통해 개인의 삶은 국가와 만나 행복해졌는지 불행해졌는지, 국가는 개인의 행복과 불행에 얼마나 개입했는지 등이 명확해졌다.
쉽지 않은 섭외 및 인터뷰 과정을 거쳐 1부 ‘현대사의 주인공’ 시리즈는 어느 정도 해결했지만 2부 ‘국가정체성을 묻는다’는 보다 어려운 작업이었다. 우선 ‘국가정체성’이란 개념 자체도 익숙한 것이 아니었고, 만나는 학자들마다 견해가 달라 정리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더군다나 신문은 학술지가 아니라 불특정 다수의 독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매체라는 점에서 기사를 최대한 쉽게 작성해야 한다는 점도 부담으로 다가왔다. 결국 취재팀 내부의 적지 않은 독서와 토론 그리고 정치학·사회학·역사학·경제학 교수들을 다수 인터뷰한 결과 실타래가 조금씩 풀렸다.
지난 60년 역사는 국가가 시민에게 일방적으로 강요해온 국가주의 중심의 시대였다면 이제는 시민이 개인의 이익을 위한 새로운 국가를 만들어가야 한다는 의식이 싹트기 시작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국가정체성의 변화에 천착해 취재하고 기사를 작성할수록 취재팀의 머릿 속에는 권위주의 시대로 회기하려하는 이명박 정부의 역주행이 안쓰럽다는 생각뿐이었다.
끝으로 ‘정부수립 60년, 국가를 묻는다’를 기획하고 후배들을 독려하신 경향신문 정치·국제에디터 이대근 부국장과 취재팀의 졸고를 돋보이게 편집해주신 편집부 권양숙 선배와 채희현씨에게 모든 공을 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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